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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CT) 박람회인 CES에서 자율주행자동차 협업 결과물을 공개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새 먹거리 육성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CES 2017의 주요 화두중 하나는 자율주행자동차였다. 행사기간중 자동차업체와 정보통신업체(ICT)업체간 협업 성과물이 잇따라 발표됐다.
삼성전자도 이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CES 기간중 독일 BMW의 최고급 세단 ‘7시리즈’를 전시했다. 또 자사 스마트워치 ‘기어S3’를 통해 외부에서 이 차량의 연료 상태 확인과 온도조절 등을 할 수 있는 ‘BMW 커넥티드’ 기술을 선보였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전장부품을 탑재한 자율주행차량도 등장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공개한 콘셉트카 '포탈'에는 삼성전자의 '기어 360' 카메라와 AM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Exor)의 사외이사다. 세르조 마르키온네 FCA CEO는 지난해 불룸버그 인터뷰를 통해 "삼성전자와 잠재적인 전략 파트너로서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가 자율주행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을 구현한 오아시스 컨셉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포탈은 1회 충전으로 최대 250마일(약 402㎞)을 주행하는 전기차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췄다. 자율주행은 레벨0부터 5까지 나뉘는데 레벨4를 완전자율주행으로 부른다.
레벨3는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등 센서와 차량 전·후방과 측면에 장착된 8개 카메라를 통해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주행하는 수준이다. FCA는 향후 커넥티드카 기능을 적용해 '레벨4' 수준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연구개발에 몰두하기 보다 미래 기술을 가진 외국 전장부품 전문업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를 통해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장사업에 늦게 뛰어든 만큼 이미 갖춰진 회사를 사들여 단숨에 시장 선두로 치고 나가려는 것이다. 실제 전장사업팀 인력은 현재 30여명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하만을 통해 5년 안에 자율주행 플랫폼을 내놓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하만을 9조3000억원에 인수키로 계약 체결했고 3분까지 인수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의 전장사업을 핵심 신성장 사업으로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커넥티드카' 관련 부품 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한다.
하만은 이번 전시에서 커넥티드카, 커넥티드 서비스 등을 선보이고 스위스 자동차업체 린스피드와 협업한 자율주행 콘셉트카 '오아시스'를 시범운행했다. 이 차량은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로봇 ‘R2D2’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오아시스 앞유리에는 내비게이션 등 각종 정보를 띄우는 헤드업디스플레이(Heads Up Display)를 적용했다. 이는 하만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신생 벤처회사 '내브디(Navdy)'에 투자한 결과물이다.
내브디는 헤드업디스플레이를 통해 자동차 데이터 정보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정보를 도로에 직접 투영하고 증강현실(AR) 기술을 사용, 자동차와 휴대폰, 음악 정보도 투영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충돌방지 예측 시스템을 통해 사물과 충돌을 예측하면 자동으로 피한다. 예를 들어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자전거를 탄 사람이 지나가면 충돌하지 않도록 움직임을 설정한다.
하만 부스 관계자는 "오아시스를 최소 5년, 길게는 7년 이내 상용화할 것"이라며 "린스피드 뿐만 아니라 모든 완성차 기업이 우리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측은 "5G 통신, OLED, AI, 음성인식 등의 부품과 모바일, CE 부문에서 축적한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하만의 전장사업 노하우와 결합하면 혁신적인 제품을 보다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Telematics), 무선업데이트(OTA·Over the Air) 솔루션 분야의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CES 2017에서는 삼성전자가 투자한 자율주행차 부품업체 쿼너지시스템즈가 'S3 고체형(solid state) 3D 라이더 센서'도 발표했다.
'S3 라이더'는 차량 본체에 감출 수 있는 디자인을 갖췄고 실시간으로 객체를 감지하고 추적, 분류해 자율주행을 구현한다. 삼성전자는 2014년 5월 쿼너지시스템즈에 450만달러를 투자했고 지난해 8월 9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CES의 주인공이 전통적인 IT 제품인 TV, 휴대폰 신제품보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전기자동차로 변하고 있다"자율주행이 되기 위해서는 자동차 전장화가 중요하고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아우디 자율주행차에 시스템반도체인 '엑시노스'를 공급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계약이 성사되면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를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첫 사례다. 삼성전자는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