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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에도 채권시장으로 뭉칫돈이 밀려들고 있다.
금리 리스크에 아랑곳하지 않고 투자자들은 우량 회사채는 물론이고 정크본드까지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투기등급 기업들의 이익이 바닥을 찍고 반전을 이루는 데다 디폴트율이 하락한 데 따라 정크본드가 투자 자금을 유인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에 대한 기대가 ‘사자’를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9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크본드의 평균 수익률이 5.86%까지 하락하며 2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5%선까지 뛰었지만 정크본드가 매력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기업의 이익 호조와 주식 대비 채권의 현격한 저평가, 여기에 디폴트율 하락 및 매크로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2분기 투기등급 기업의 이익은 전년 대비 14% 증가해 7분기만에 턴어라운드를 이룬 데 이어 3분기 이익 증가 폭은 72%로 대폭 개선됐다.
여기에 존스 트레이딩에 따르면 미국 S&P500 기업의 주식과 채권 밸류에이션 간극이 2010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채권의 상대적인 저평가가 두드러진다는 얘기다.
이 역시 동일 기업의 주식보다 채권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콘토풀로스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펀더멘털 측면에서 정크본드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며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도 관련 채권의 베팅을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투자은행(IB)의 전망도 낙관적이다. WSJ가 6개 IB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4개 업체가 올해 정크본드의 수익률 창출을 점쳤다.
특히 JP모간이 정크본드 투자로 8%에 이르는 수익률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고, 웰스 파고가 5~6%의 수익률을 전망했다.
투자등급 회사채 역시 활황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말과 달리 신규 채권 발행이 급증하며 투자 심리 회복을 반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 주인 지난주 투자등급 회사채 신규 발행액이 6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1~12월 발행 실적이 1160억달러에 그친 점을 감안할 때 시장 상황이 급반전을 이룬 셈이다.
장기적인 금리 상승 리스크에도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입에 나섰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에 따라 1월 발행액이 1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업계 애널리스트는 내다보고 있다.
세이지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재커리 차비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언제 어떤 충격이 올 것인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기업들은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전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고, 투자자들은 연준의 정책 리스크에도 베팅에 나섰다”고 전했다.
연초 채권시장이 후끈 달아오른 데 대해 경계를 주문하는 의견도 없지 않다.
모간 스탠리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의 기업 신용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시장의 랠리가 급반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경고다.
모간 스탠리는 채권시장의 자금 유입이 미국 경제 성장 및 기업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에 근거한 것으로,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여건 악화나 달러화 강세에 따른 충격을 외면한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모간 스탠리는 올해 투자등급 회사채 시장이 2.7%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