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아이폰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다고? 절대!”
10년 전 1월9일,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아이폰을 세상에 처음 선보였을 때 스티브 발머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가 쏘아 붙였던 말이다.
아이폰 <사진=블룸버그> |
비관론자들이 틀렸다는 사실은 지난 10년간 10억개를 웃도는 아이폰 판매 기록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말미암은 세상의 변화를 통해 분명하게 확인됐다.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회의론자들의 입방아에 설득력이 실렸다. 화면과 키보드가 절반씩 차지하는 기기의 모양새가 다소 우스꽝스러웠고, PC에 맞춰 제작된 기존의 모든 웹사이트는 모바일 기기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폰은 지난 10년간 전세계에 거대한 시장을 형성했고, 진화를 거듭하며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전통적인 IT 제품의 후퇴는 아이폰의 파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세계 시장에 10억개 이상의 아이폰이 팔려 나간 사이 데스크톱과 노트북 컴퓨터의 판매 규모는 2억6400대에서 2억1900억대로 줄어들었다.
가트너는 전세계 인구가 사용하는 모바일폰이 약 50억대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PC 사용 건수인 13억을 4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아이폰을 필두로 모바일 세상이 열리면서 델 컴퓨터와 휴렛 팩커드, 마이크로소프트 등 관련 IT 업체들이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반면 아이폰은 애플이 세계 최대 기업으로 부상하는 데 핵심 동력을 제공했다. 2016년 회계연도 애플은 2160억달러의 매출액과 457억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 각각 193억달러와 20억달러에 그쳤던 매출액과 순이익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셈이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6350억달러에 육박한 것도 아이폰의 공이 컸다는 데 이견이 없다.
아이폰은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문화를 태동시킨 주역이다. 아이폰과 함께 외형을 확대한 앱 시장은 지난해 200억달러에 이르는 시장을 형성했고, 220만개에 이르는 앱이 쇼핑부터 헬스케어까지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가상 비서를 포함한 인공지능 시대 IT 기술과 새로운 트렌드 역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잡스 애플 창업자는 첫 아이폰을 출시한 자리에서 “때때로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하면서 세상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아이폰은 그가 밝힌 혁신적인 제품의 면모에 부합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다만, 지난해 중국을 필두로 아이폰 판매가 정점을 찍었다는 주장이 월가 애널리스트 사이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성숙기에 이른 시장 여건과 한국부터 중국까지 경쟁 업체들의 압박에 대한 대응이 앞으로 애플의 과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