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윤전추 행정관과 사전에 말을 맞춘 정황이 포착됐다. 두 사람 모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전해 준 본인의 의상대금을 자신이 전달했다고 증언한 것이다.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는 12일 오전 서울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제4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영선 행정관은 "증인이 의상대금을 전달한 적이 있냐"는 청구인 측 변호인 질문에 "금액을 전달한 적이 있다"며 "대통령께서 돈이란 말은 안했고 서류봉투를 줬다. 만져봤을 때(돈이었다)"고 답변했다.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15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4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사진=뉴시스> |
앞서 지난 5일 제2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윤전추 행정관 역시 "박 대통령이 현금이 든 노란 서류봉투를 건네 '이 돈을 의상실에 갖다줘라'고 말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비공식업무를 담당하는 두 행정관이 말을 맞췄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발언은 청와대나 박 대통령 본인이 아닌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의상대금을 지급하면서 박 대통령이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내용이다.
이 행정관의 이날 발언은 지난 검찰 조사에서와 다른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청구인 측 변호인은 "증인은 검찰에서 '옷 가져갈 때 최순실에게 건네주라고 한 게 있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허위진술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이 행정관은 "제가 그날 아침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해 정신이 없었다"며 "너무 긴장돼서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을 제대로 못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