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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지현 기자] 식자재 유통 전문기업 아워홈 남매의 승계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구자학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은 식자재 분야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고, 막내딸인 구지은 사장은 외식 분야에서 덩치를 키워가는 중이다.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사진 좌) 및 구지은 캘리스코 사장(사진 우). <사진=아워홈> |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구지은 캘리스코 사장은 지난해 4월 대표로 취임한 이후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신주쿠 돈까스 외식브랜드인 사보텐 매장을 지난해에만 6개 늘렸다. 2014년 1개, 2015년 4개의 매장을 늘렸던 것과 비교할 때 공격적인 점포확장이다. 현재 전국 사보텐 매장은 69개다.
외식브랜드 타코벨도 현재 운영중인 12개 매장 중 절반인 6개점을 지난해 오픈했다. 이 중 5개 매장(종로, 건대스타시티, 신촌, 광화문, 역삼점)은 구 사장 취임 이후인 7월부터 12월에 개점했다.
구 사장은 또 지난 5월 대구 논공휴게소 컨세션(휴게소나 터미널, 공항 등 시설 임대로 점포내고 영업하는 사업) 사업권을 따냈고, 11월에는 이태원 사보텐 매장을 신규 형태로 선보이며 이미지 개선작업에 나서는 등 지난 9개월간 바쁜 경영행보를 보였다.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그는 대표 취임 후 6개월이 지난 이달 2일 아워홈 조직개편을 통해 '구본성 체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구 부회장은 이번 개편에서 직속으로 '해외전략사업부'를 신설하고 미개척 식품사업을 포함한 신규산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 본격적인 그룹 장악에 나섰다.
식품업계는 아워홈 남매의 최근 경영 행보를 두고 두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승계 경쟁과 함께 구지은 사장이 캘리스코를 키워 아워홈과 계열분리를 시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외식사업부 과장(2004년)을 시작으로 12년간 아워홈 외식사업을 진두지휘한 구 사장은 경영 일선에서 크고 작은 사업권을 따내고 확장 전략을 펼쳐 외식·컨세션 사업의 '마이다스 손'으로 꼽혀왔다. 따라서 장자 승계원칙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범 LG가 가풍에서 벗어나 차기 후계자로 지목되곤 했다.
그러나 기존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지난 2015년 6월 보직에서 해임됐다. 반년만에 구매식자재사업 본부장으로 임명됐지만 3개월만에 계열사 캘리스코 대표로 밀려났고, 12년간 유지하던 아워홈 등기이사에도 빠지며 사실상 아워홈 경영권 승계에서 멀어진 상태다.
반면, 아워홈 최대주주인 구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대표로 선임되면서 구 사장 자리를 대체했다. 구 부회장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헬렌 커티스와 체이스맨해튼은행, LG전자, 삼성물산 등에서 글로벌업무를 익혔지만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었다.
취임 후 6개월간 기업 내부 현안을 챙긴 그가 올해 초 꺼내든 조직 개편 카드의 핵심이 '해외시장 공략'이라는 점에서 전공인 '글로벌 사업'으로 경영능력 시험대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행보를 놓고 볼때 오빠는 '해외사업', 동생은 '외식업' 전공법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겠다는 '경영능력 경쟁' 가시화에 무게가 실린다.
남매의 분리 경영에 대해선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구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수준을 판단하기엔 취임 후 반년동안 이렇다 할 성과가 없을 뿐더러 이제 막 시작했다는 점에서 판단키 어렵기 때문이다. 구 사장 역시 소비침체과 내수불황으로 국내 외식업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무리한 확장이 될 우려가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지은 대표가 외식사업에 관심을 갖고 확장하는 것은 맞지만 외국계 브랜드인만큼 미리 계획된대로 매장 수를 오픈하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경영 일선에서 활약해 온 구 사장을 차기 오너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내부인사들과의 갈등으로 홍역을 앓았던 만큼 구 사장의 아워홈 복귀보다는 분리경영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며 "올해 자존심을 건 남매의 경영능력 겨루기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워홈 최대주주는 구 부회장(38.56%)이며, 구 사장은 2대주주(20.67%)에 등재돼 있다. 뒤를 이어 구 회장의 장녀 구미현씨와 차녀 구영진씨가 각각 19.28%, 19.6%를 보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