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에서 개별 주식이 거래 규모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선두를 차지한 것은 상장지수펀드(ETF). 뮤추얼 펀드 업계를 강타한 ETF가 개별 종목을 제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 지속되는 한편 ETF와 개별 종목의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ETF의 일평균 거래 규모가 4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평균 거래량 상위 15개 종목 가운데 개별 주식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체사피크 에너지, 사이러스 등 3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12개 종목이 ETF로 채워졌고, 특히 SPDR S&P500 ETF의 일평균 거래 규모가 1000억주를 넘어섰다.
3조8000억달러 규모로 외형을 확대한 ETF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를 반영하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리서치 업체 CFRA의 토드 로젠블루스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 대신 ETF 거래를 늘리는 움직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2016년 두 가지 자산 사이에 역전이 일어났고, 이 같은 현상은 2017년과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별도로 크레디트 스위스(CS)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ETF 종목이 2000개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개별 기업의 신규 상장이 상당폭 줄어든 사이 ETF가 시장 비중을 확대한 셈이다.
ETF와 개별 주식의 일평균 거래량이 모두 늘어났지만 증가폭에 현격한 차이가 나타났다. 지난 2년 사이 ETF의 거래량이 50% 급증한 반면 개별 주식의 거래량은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특정 종목이 아닌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의 거래 규모가 대폭 늘어난 점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끄는 부분이다.
지난 2014년 이후 원자재 관련 ETF의 거래 규모는 17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CS의 애나 아브라모빅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개별 주식보다 특정 지수에 대한 베팅을 선호한 데 따른 결과”라며 “주식 이외 다른 자산이 ETF 시장의 성장에 크게 힘을 보태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 삭스와 번스타인 등 일부 투자은행(IB)은 전통적인 액티브형 뮤추얼펀드와 달리 소극적인 투자 상품이 성장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주식은 물론이고 원자재와 채권까지 ETF 투자가 추세로 자리잡았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시장 변동성을 포함해 다양한 기초 자산으로 ETF 거래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ETF 상품으로 지난해 14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수치다.
업계 2위인 뱅가드 역시 지난해 ETF 상품에 930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든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