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막대한 관세 폭탄 협박이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잇따라 투자 약속을 이끌어내며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기업 때리기의 가장 첫 표적이 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하나 둘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을 접고 투자 목적지를 미국으로 선회했다.
◆ 차 업체들 투항.. 유통, IT, 패션 업계도 알아서 기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3대 자동차 기업이 백기를 들자 일본과 한국 자동차 기업들도 뒤이어 움찔했다.
도요타는 앞으로 5년 동안 미국 시장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했고, 현대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동안 미국 시장에 31억달러를 투자하고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문을 향해 빼어 든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협박 공포는 국내외 할 것 없이 전 산업 부문으로 확산됐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패스트푸드업체 타코벨은 각각 10만개씩의 일자리를 미국 내에서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알리바바는 무려 100만개의 일자리를 공언했다.
해외 기업들도 트럼프 눈치를 보긴 마찬가지다. 대만 정밀업체 홍하이와 그 산하의 샤프는 미국에 액정패널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독일 화학 및 제약업체인 바이엘은 80억달러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 보호무역주의에 떨고 있는 대기업 CEO들
글로벌 기업 대표들은 취임 전부터 기업 때리기에 나선 트럼프 당선인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CNN머니는 최근 PwC가 진행한 서베이에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 10명 중 6명 꼴로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와 높아지는 무역 장벽에 우려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2년 40%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트럼프 공포는 특히 미국과 멕시코에서 두드러졌는데 해당 지역 CEO들의 64%가 우려를 표했다.
PwC는 미국 CEO들 사이에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걱정이 작년 선거 이후 10%포인트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존 패트릭 후리칸 키프로스은행 CEO는 “지난 20년 동안 봐왔던 것과는 다른 수준의 국가주의 및 경제적 국가주의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PwC가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79개국 CEO 1379명을 인터뷰 해 작성한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