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광연 기자] SK(주)C&C사업(사업대표 안정옥)과 LG CNS(사장 김영섭)가 KDB산업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양사의 올해 첫 격돌이다. 향후 1조원대 금융사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의 향방을 가늠할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누가 기선을 잡을지 관심이 뜨겁다.
2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C&C사업과 LG CNS가 지원한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우선협상대상사 결과는 오는 25일 공개된다. 약 2100억원 규모로 2019년 5월 개통 예정이다.
당초 C&C 사업은 2차 공고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승기를 잡은바 있다. 하지만 LG CNS가 SK(주)C&C 사업 컨소시엄에 참여한 협력업체 직원이 본사 직원으로 등록된 부분을 문제삼아 논란이 확대됐다. 산업은행이 이 부분을 입찰자격 상실 사유로 판단함에 따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3차 공고 이후로 연기된 상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SK(주)C&C사업의 승리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문제가 된 업체를 이미 대체했으며 산업은행도 이를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SK(주)C&C 사업의 유찰 사유(협력업체 직원 소속 여부)는 이번 선정 절차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원점에서 다시 두 기업을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유찰에 따른 패널티를 부여하는 일은 없다는 설명이다.
LG CNS가 2차 공고와 별 차이가 없는 제안서를 제출했다는 점도 SK(주)C&C 사업 입장에서는 긍정요인이다. 협력업체 소속 부분은 절차상 헤프닝에 불과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기준이 되는 기술력이나 사업 노하우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SK(주)C&C 사업의 주장이다.
LG CNS측 역시 “2차 공고 결과에 문제 제기는 잘못된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며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방침이며 2차 공고와 크게 달라진 전략은 없다”고 밝혔다.
금융사 차세대시스템은 사업 규모도 적지 않지만 무엇보다 장기간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IT 서비스 기업이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반드시 선점해야 하는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 2013년 업계 1위였던 삼성SDS가 금융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SK(주)C&C 사업과 LG CNS는 각종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번 산업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이 양사에게 더욱 중요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건 올해 예고된 후속 구축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전초전’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주요 금융사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산업은행을 시작으로 KB캐피탈(200억원, 1월), 국민은행(2500억원, 2월), KB카드(1500억원, 2~3분기), NH농협카드(1200억원, 상반기), 비씨카드(800억원, 상반기), 한국은행(500억원, 상반기), 미래에셋대우증권(400억원, 연내), 더케이손해보험(200억원, 연내), 흥국생명(200억원, 연내) 등으로 총 금액만 9600억원에 달한다.
양사 모두 관련 프로젝트 전체 참여를 결정한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금융사 차세대시스템의 핵심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은행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을 선점하는 기업이 향후 시장 판도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찬호 산업은행 공보팀장은 “3차 공고에 따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는 25일 오전 공개 예정이다. SK C&C의 유찰 사유(협력업체 직원 소속 여부)는 이번 선정 절차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원점에서 다시 두 기업을 평가한다”며 “아직 우선협상대상자 결정 이전이기 때문에 이후 절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