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CJ그룹이 이르면 내달 시행될 정기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지주사 조직을 축소할 전망이다. 이재현 회장의 부재에서 비롯됐던 비상경영체제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의미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24일 "오너 리스크 등 그룹 비상사태로 비대해진 지주사(CJ(주)) 조직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비상경영체제 하에서 역할이 커졌던 지주사의 일부 기능과 조직을 계열사로 이동시켜 조직을 슬림화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CJ그룹의 지주사인 주식회사 CJ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사업이나 재무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경영총괄과 지원업무를 하는 경영지원총괄로 분류된다.
기업인수합병(M&A) 업무나 사업 전반을 맡는 경영총괄 산하에 글로벌, 재무팀 등이 있다. 지원총괄에는 홍보실과 법무실이 있고, 대관이나 공유가치창출(CSV)등의 업무로 맡아서 한다. 인재원 등 외부 조직까지 포함하면 수백명이 지주사 이름을 달고 근무 중이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구속된 지난 2013년 7월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비상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8년만에 경영 일선을 맡으며 위원회를 끌어갔다.
CJ측은 그룹이 주요 현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할 때 위원회에서 심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지주사에 대표이사 직속으로 한때 미래전략실이 운영되기도 했다.
이어 같은해 10월에는 이 회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뜻이 담긴 수시 인사와 조직개편이 발표됐다.
당시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를 CJ 대표로 겸직 임명시켰다. 또 경영총괄 산하에 '글로벌팀'을 새로 출범시켰고, 기존 사회공헌(CSR)팀은 공유가치창출(CSV)경영실로 확대 재편하기도 했다.
2014년 9월 이 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후에는 CJ그룹을 이끌던 이채욱 부회장 체제가 더욱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CJ대한통운에서 이채욱 부회장과 각자대표를 맡던 신현재 CJ대한통운 대표가 CJ 경영총괄을 맡기도 했다. 경영총괄은 그룹경영위원회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하지만, 지난해 이재현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 이후 첫 임원이사가 진행되면서,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는 막을 내렸다.
CJ는 3년만에 처음으로 그룹 임원 5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승진 인사를 냈는데, 총수 공백 상황에서도 실적 성장세를 보인 계열사 임원들이 승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손경식 회장 등과 함께비상경영체제를 이끈 경영위원회의 일원이었던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내부에서는 이 회장의 경영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주사의 조직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인력 감축보다는 일부 조직을 계열사로 이관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비상경영체제에 대응했던 지주사를 정상화시킨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한 이 회장의 사면 특혜 의혹으로 CJ그룹이 특검팀의 수사대상에 올라서있는 만큼 이번 인사가 좀 더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CJ그룹 측은 "아직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 시기가 정해진 상황도 아닐 뿐더러 정기임원 인사 시점이나 조직 축소안 등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