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예슬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연구단계에 있던 ‘바이오베터’ 신약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24일 “현재 바이오베터 연구를 진행하거나 검토 중인 사항은 없다”며 “현재로서는 바이오시밀러 임상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때 진행해 온 바이오베터 연구를 사실상 중단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앞서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2015년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시밀러에서 보다 향상된 단계의 바이오베터 제품 2~3개도 임상 전 초기 단계에서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고 대표의 발언대로 바이오베터 신약 개발을 검토 또는 일부 진행했으나, 현재는 폐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연구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며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완전히 자리잡은 이후에는 신약개발 등 다른 분야를 검토할 수 있겠으나 현재로서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보다 안전성·유효성을 개선한 의약품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도전하는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신약’ 급으로 인정받는다. 바이오시밀러에 비해 보다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있으며 시장 선점도 용이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올인과 관련,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굴지의 기업인 삼성이 바이오산업에 도전하면서도 위험도가 높은 신약이 아닌 복제약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쉬운 길’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냐는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삼성은 ‘스마트폰’ 처럼 비교적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산업에만 투자해 왔으나 신약 개발은 ‘리스크’가 큰 산업이라 새로운 특성에 적응해야 할 것”이라며 “신약개발이 아닌 복제약 개발에만 투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추측했다.
반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있어서는 모그룹의 전폭적 지원 하에 속도가 붙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인 ‘브렌시스(SB4)’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SB2)’가 모두 유럽 승인을 받았다. 연내에는 ‘휴미라’, ‘허셉틴’,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등의 허가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산업은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담당하고 있다. 이 중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MO)을 주로 담당하고 있으며 바이오 의약품 연구개발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일임한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