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지난 17일에 이어 오늘 또다시 법정에 나란히 설 예정이었지만, 다음달 10일로 연기됐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는 서관 대법정(417호)에서 최순실씨와 장시호씨, 그리고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등 혐의의 2차 공판이 25일 오후 2시10분에서 2월10일 오전 10시10분으로 변경됐다.
당초 25일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과 이영국 상무가 모두 재판부에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증인신문은 다음달 10일로 연기된 2차 공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왼쪽)와 그의 조카 장시호씨 <뉴스핌DB> |
최씨와 장씨는 삼성그룹과 문체부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이하 GKL)에 김 전 차관을 통해 압력을 행사해 장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7일 '이모'와 '조카'의 첫 조우는 상당히 어색했다. 혈연지간이지만 '법' 앞에서는 냉정했다. 장씨가 특검에 제출한 최씨의 '제2의 태블릿PC'의 앙금은 여전했고, 1차 공판 내내 서로 눈인사조차 나누지 않으며 냉랭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 열린 첫 재판에서 최씨와 장씨는 계속해서 서로 엇갈린 주장을 내놨다.
장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무총장 직위에 대해 부인했다. 재판장의 신원확인을 위해 현재 직업을 묻자 "가정주부"라고 답했다. 재판장이 전 직업이 사무총장이었는지를 재차 묻자 아니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최씨는 변호인을 통해 "장시호 씨가 직접 (영재센터) 사무총장의 직책을 내걸었다는 영재센터 직원의 진술이 있다"며 "(최씨와 무관하게) 장씨가 임시회의록을 조작해 재단의 예산·조직·운영 등 사실상 조직을 장악했다"고 장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공소사실에 적용된 주요 혐의를 두고서도 피고인들은 태도가 엇갈렸다.
장시호 씨는 본인에게 적용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업무상 횡령 혐의를 모두 자백했다. 다만 문체부에 허위로 사업보고서를 작성해 총 7억1683만원의 국가 보조금을 부당하게 받은 혐의(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위반·사기)는 부정했다.
반면 최씨는 피고인 발언에서 "좋은 취지에서 도와주라고 부탁한 것"이라고 말하며 혐의를 전면부인했다.
김 전 차관 역시 변호인을 통해 "영재센터에 대한 후원금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직접 지원했다는 안 전 수석의 진술이 있으며,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독대자리에서도 (영재센터 후원금) 이야기가 있었다는 사실 역시 드러났다"며 직권남용에 대한 혐의를 부인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