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예슬 기자] 동성제약이 염모제 시장에서 조용하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 년째 이어진 적자경영의 늪에서 빠져 나올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의 셀프 염모제 ‘이지엔’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동성제약의 '이지엔 쉐이킹 푸딩 헤어컬러'. <사진=동성제약> |
회사 관계자는 "올리브영 등 드럭스토어에서 인기 품목으로 알려졌으며, 뷰티 블로거들 사이에서 발색력이 높은 제품으로 입소문이 난 것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지엔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푸딩 염색약’으로 알려진 제품이다. 염모제를 섞어서 흔들면 푸딩 형태로 변하는데 이를 모발에 바르면 염색이 되는 콘셉트의 제품이다. 타 염모제에 비해 독특한 조제 방법과 간편한 사용법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올초 출시된 탈색제 ‘이지엔 라이트업 헤어 블리치 블랙빼기’도 출시 한 달이 되지 않아 1차 생산 물량이 완판된 상태다.
1997년부터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뷰티 사업을 전개해 온 동성제약은 수많은 경쟁주자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20여년째 염모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세븐에이트’ 외 거품염색제 ‘버블비’ 등으로 국내와 중국 시장에 알려졌다.
내수시장에서는 최근 불황으로 미용실 대신 집에서 ‘셀프 염색’을 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온라인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순까지 셀프 염색제 매출은 30% 증가했으며 셀프 헤어관리 제품도 95% 늘어났다.
중국 시장에서도 발을 넓히고 있다. 2013년 중국 홈쇼핑에 버블비를 출시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은 이후 지난해에는 중국 유통회사와 현지 염모제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자사 염모제, 헤어케어 제품 24개품목을 공급키로 했다. 버블비로 알린 자사 제품을 보다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에 안착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염모제 시장에서의 선전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도 관심사다. 동성제약의 전체 매출 중 염모제와 화장품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동성제약의 누적 매출은 602억원, 영업손실은 823억원, 당기순손실은 1799억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앞서 지난 2015년에는 버블비의 중국 내 유통채널 확대 등의 이슈로 영업익 1196억원, 당기순이익 454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하기도 했다.
동성제약은 자사만의 경쟁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양구 동성제약 대표는 올 초 “우리의 개성을 살린 제품군을 끊임없이 라인업해 나가며 포트폴리오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