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유미 기자] 국정농단 의혹의 주인공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송환 결정이 지연되면서 박영수 특검팀이 정해진 수사기간 내에 정씨를 조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덴마크서 체포된 정유라씨. <사진=길바닥저널리스트 페이스북> |
덴마크 올보르 지방 법원은 현지시간 30일 정씨의 구금기간을 다음달 22일까지 한 차례 더 연장한다고 했다.
덴마크 검찰은 이달 말 정씨 송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27일 특검에 추가 자료를 요구하며 법원에 구금 재연장을 요청했다.
검찰이 해당 자료를 받아 분석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정씨의 국내 송환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씨 측도 구금 연장심리에서 '정치적 희생양'임을 부각하며 특검 송환 절차에 응하지 않는 모양새다.
덴마크법에 따르면 정치적 탄압이 예상되는 정치범에 대해서는 송환을 거부하도록 한 규정이 있기 때문에 정씨 측이 이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씨의 소환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특검 수사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특검의 정규 활동기간은 다음달 28일까지다. 덴마크 당국이 내달 22일까지 송환 결정을 내리더라도 정씨가 3일 이내에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소송전이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특검 수사기간 내 정씨의 소환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기간 내 송환이 가능하다고 해도 일주일 남짓한 시간으로 정씨에 대한 조사가 모두 진행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정유라씨는 이대 입학·학사 비리, 삼성 뇌물 수수 의혹에서 특혜를 직접 받은 인물이다.
각종 의혹의 당사자인 정씨에 대한 조사 미실시는 이대 특혜와 박근혜 대통령-최순실-삼성으로 이어지는 뇌물죄 수사에 빈틈을 남길 수 있다.
게다가 최순실씨의 '아킬레스건'인 정씨가 국내로 송환되지 않으면 정씨를 통해 최씨를 압박하겠다는 특검의 전략에도 제동이 걸린다.
앞서 최씨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딸인 정유라씨에 대한 걱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구치소 청문회에서도 정씨의 얘기를 하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현재 최씨는 특검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특검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25일과 26일 최씨를 강제조사한 바 있다.
그러나 최씨가 또다시 소환을 거부함에 따라 이번에도 특검은 알선수재 혐의로 이날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최씨의 태도 때문에 정씨의 국내 소환 필요성이 더 커짐에 따라 특검팀은 덴마크 검찰이 요청한 자료를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