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국제 유가를 두고 상승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1월 들어 투기세력의 국제유가 강세 베팅이 사상 최대치로 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합의를 계획대로 이행해 공급과잉 상황을 해소하면서 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 순매수 포지션이 37만939계약으로 1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초 순매수 포지션이 15만9415계약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1월 말 OPEC이 감산 합의를 도출하고 석 달도 지나지 않은 사이 유가 상승 베팅이 두 배가 넘게 확대된 것이다.
코헨 앤 스티어스 포트폴리오 매니저 닉 쿠초프타스는 오는 5월 산유국들이 감산을 연장할 가능성도 남아 있는데 “이 경우 재고가 줄어 연말까지 유가는 배럴당 65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력한 강세 베팅을 감안하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유가 랠리가 아직은 수명이 끝나지 않았다는 확신을 하게 되지만, 동시에 트레이더들은 혹여 유가에 대한 시장 전망이 바뀌면 급격한 매도세가 촉발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NYMEX 유가 5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지난 2014년 6월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주요 도시를 공격하면서 투기 세력들은 지금처럼 유가 강세에 대거 베팅했지만 몇 주 지나지 않아 유가는 20개월간의 약세장을 시작했다. 당시 기록적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넘던 유가는 26달러 부근까지 자유낙하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 보고서에서 갑작스런 매도 가능성과 높은 원유 재고 수준 때문에 유가가 하락할 위험이 다소 있으며, 상방 위험 역시 그만큼 제한된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55달러 부근에서 지금처럼 변동성을 계속해서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