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비선진료 의혹의 김영재 원장 부인 박채윤(48)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이사가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준 사실을 확인했다.
2일 오후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금품 또는 향응 뇌물이라고 볼 수 있는 금액은 수천만원 상당"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대표가 자진해서 준 것인지, 안 전 수석 측에서 먼저 요구했는지는 아직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는 이규철 특검보. 이형석 기자 leehs@ |
박 대표의 뇌물공여 혐의는 지난 1일 공개된 안 전 수석과의 통화에서 포착됐다.
안 전 수석이 "아이고 선물도 주시고, 와이프한테 점수 많이 땄는데 덕분에"라고 말하자, 박 대표는 "(안 전 수석) 사모님 점수 딸 일이 (앞으로) 더 많은데, 수석님 워낙 TV에 많이 나오셔서 사모님이 더 나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또 박 대표는 추석 선물을 준비했다며 안 전 수석과 저녁식사 약속을 제안했다.
박 대표는 "이번 주에 예약을 하려했는데 신라호텔 중식당이 보양식이 좋더라고요"라고 하자, 안 전 수석은 "추석 직후에 (대통령이) 순방을 가셔야 해서 준비를 좀 해야해서"라고 거절했다.
이에 박 대표는 "제가 추석 선물도 준비했는데 어떡하나 그러면"이라고 선물을 언급하자 안 전 수석은 "고맙습니다. (추석)지나도 받을게요"라며 받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 단골 병원 '김영재의원'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leehs@ |
이날 오후 참고인 자격으로 특검에 소환된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 차관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 재직 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단골의사인 김영재 원장에게 15억원에 달하는 특혜성 지원을 해줬다는 의혹에 연루됐다.
산업부는 또 지난 2015년 박 대표 소유 회사에 수술용 실 연구개발비 15억을 지원했다.
정 차관은 이날 소환 자리에서 15억원 연구개발 사업 건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맞잖아요, (다만) 15억이 아니라 2000년도니까 2억5000만원"이라고 모호한 대답을 남겼다.
이어 김영재 원장의 중동 진출 건 지원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나는 그때 관여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특검팀은 정 차관을 대상으로 당시 김 원장과 그 부인에게 예산 지원 경위와 청와대의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는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재(57) 성형외과 원장의 부인이다. 남편인 김 원장과 함께 '보안손님'으로 청와대에 수 차례 출입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은 의료용품 제조회사로, 지난 2년간 중남미·중국·프랑스 등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으로 3차례나 선정된 바 있다.
앞서 특검은 박 대표가 안 전 수석 부인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네고 의료시술 등을 해준 혐의(뇌물공여 등)로 지난 1일 오후 10시경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의 구속영장실질심사는 오는 3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319호 법정에서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가 진행한다. 조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한편, 특검은 김 원장이 비선 진료 대가로 해외진출을 지원받고 서울대병원 외래교수로 위촉되는 등 각종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김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