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기업 차원의 대응으로는 돌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데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3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 주최로 열린 ‘주요국 보호무역조치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이정운 포스코아메리카 변호사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변칙적이고 극단적인 통상정책'이라고 진단하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인정한 바 없는 국경 조정세, 미국산 물품 사용 조건 등의 새로운 조치를 예고한 만큼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법적인 대응(구제절차)보다는 외교적 대응(협상)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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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외교적 대응은 기업과 정부가 함께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타 국가의 수출기업이나 미국 내 수입자와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국은 로비가 합법인 나라인 만큼 멕시코와 미국이 협상할 때 한국 정부가 기업들의 입장을 전달한 채널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또 "만약 미국의 무역 정책이나 집행 방법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도 회원국 정부가 제소 가능하고 기업은 불가능하다"며 "제소에 앞서 해당 물품이 정산되지 않도록 조치도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미국 반덤핑·상계관세의 경우 관련 규정과 절차가 복잡하고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 기업 대부분이 이를 피해가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한국은 미국의 반덤핑 조사 건수 기준으로 중국에 이어 2위, 상계관세 조사 건수로는 중국·인도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WTO가 제로잉(덤핑 마진 따질때 마이너스 품목을 0으로 계산) 행위를 금지했지만 미국은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그는 "무역구제 조사를 대비한 가격 책정 및 보조금 관리와 함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 받더라도 연례재심 청구, 신규수출자 심사, 미국 국제무역법원 항소 등 다양한 해결방법을 시도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에 대해서는 "미국 내 투자 모색이 필요하다"면서도 "완제품, 중간재 등 공급단계를 다각화해서 완제품 수출이 막혔을 때 중간재를 보내 현지에서 가공하는 등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강화가 한국의 중국향 수출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면 우리의 중국향 수출도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며 "중국 대미 수출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중국향 수출은 1.5%(2016년 기준 18.7억달러) 감소한다"고 언급했다.
한 연구위원은 동시에 "이같은 분석에 중간재는 제외했다"며 "중간재까지 포함한다면 영향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국은 비관세 장벽 영역을 최근 문화 콘텐츠 산업에까지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은 민관합동 대화 채널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강호민 대한상의 국제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며 "제도·절차를 잘 파악하고 바이어·연관 업체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수출 중 겪은 불합리A5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수출 중 겪은 불합리한 사례는 정부·유관기관에 즉각 알려 공동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