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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인도 루피화 사랑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달러화 가치 변화에 따라 아시아 통화가 큰 폭의 변동성을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 루피화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강한 내성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인도 정부의 예산안 발표를 계기로 IB들은 루피화 매수 열기를 더해가는 모습이다.
지난 2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루피화의 변동성은 작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일본 엔화의 변동성은 작년 8월 이후 가장 높았고 한국 원화와 중국의 역외 위안화 변동성도 각각 2011년과 2015년 이후 최고치로 올라갔다.
또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 달러 대비 루피 가치는 1.8% 떨어졌으나 다른 아시아 통화들이 이 기간 급락세를 연출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 겨냥 발언에 글로벌 외환 시장이 '출렁거림'을 연출하고 가운데 루피화는 보기 드문 안전 통화로 부상했다.
아시아 통화별 변동성 추이 <자료=월스트리트저널, 톰슨로이터> |
루피화에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인도의 경제 구조다. 특히 대(對)미 수출 규모가 경제의 2.1% 밖에 지나지 않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역풍에도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베트남은 19.6%, 멕시코는 25.8%다. 미국의 대 인도 상품 무역수지 적자는 재작년 기준 232억달러로 중국 3657억달러에 비해 한참 낮다.
노무라증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올해 네 차례의 금리 인상에 나서고 국제 유가가 떨어지며 정치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도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전망치 6.9%에서 0.1%포인트 하락에 그칠 것으로 봤다. 반면 같은 시나리오에서 터키와 멕시코의 성장률은 2.5%포인트, 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펀더멘털에 기대 루피화가 앞으로 강한 상승 탄력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이번 정부의 예산안 통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일 인도 정부는 성장 친화적이고 재정 건전성에 방점을 둔 연방 예산안을 발표했다. 예산안에는 빈곤층을 줄이고 농촌 지역 인프라를 늘리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 같은 소식에 뭄바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루피 환율은 0.6% 하락, 지난해 5월 이후 루피화가 최대 강세를 기록했다. 예산안 발표 당일 기준으로는 2010년 이후 최대 강세다.
글로벌 외환 전략가들은 이번 예산안 발표를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가 강화됐다고 평가하고 '지속적인 매수' 전략을 권장했다. 이날 노무라홀딩스는 아시아 외환 포트폴리오에서 루피화는 "중요한 매수 포지션으로 남아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같은 날 루피화 '족집게'로 불려오던 스코티아뱅크의 치 가오 외환전략가는 달러/루피 목표 환율을 66.50루피로 제시하고 계속해서 루피를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재전건정성을 가진 예산안은 오는 8일 중앙은행(인도 준비은행)의 정책 금리 인하를 촉발할 것"이라며 "완화 정책과 추가적인 개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포트폴리오 투자금 유입을 유인할 수 있는 이유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예산안 발표 당일 루피화 변동폭 <자료=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