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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울프 "미국 일자리 감소, 무역적자 탓 아니다"

기사등록 : 2017-02-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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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전쟁, 결코 해법될 수 없어"

[뉴스핌=이영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전쟁'을 통해서는 미국 제조업에서 줄어든 일자리를 온전히 회복하지 못 할 것이란 뼈아픈 지적이 제기됐다.

일자리 감소의 주된 원인도 아닌 글로벌 교역을 마비시키는 무역전쟁보다는 내수를 부양하고 고용형태의 전환을 지원하는 등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더 낫다는 충고도 함께 제시됐다.

지난 1일 마틴 울프(Martin Wolf)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는 "미국 제조업에서 줄어든 일자리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나 중국 때문이라기 보다는 미 경제의 전반적인 수요부족 때문"이라는 점을 미국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소개하는 식으로 증명했다.

◆ 미국 제조 일자리 감소, 중국이나 NAFTA탓 아니다

미국 제조업 일자리 수와 비중의 감소 추세 <자료 : FT>

울프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999년과 2005년 사이에 늘어난 미국의 무역적자는 GDP대비 2.6%였고, 이 적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제조업 생산은 1.7%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또 NAFTA와 중국의 WTO가입 때문에 증가한 무역적자 분은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울프는 미국 내 권위있는 경제학자의 주장을 끌어들였다.

미국 버클리대학의 브래드포드 들롱(Bradford DeLong)교수는 해당분이 무시할 정도로 미미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MIT대학의 다론 아세모글루(Daron Acemoglu)교수 등은 지난 1999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제조분야에서 사라진 일자리 전체의 10%정도가 중국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기간에 없어진 일자리 수는, 1999년부터 5년간 무역수지적자가 늘어나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경우 늘어날 25만개 일자리의 두 배라고 보아도 50만개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기업간 연계 정도나 내수시장의 충격에 의한 일자리 감소분 200만개에서 240만개에 비하면 작은 수치다. 게다가 240만개의 일자리도 미국 전체의 고용규모의 2%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물론 1999년 이후 5년간 미국의 무역적자가 늘어나지 않았다면 25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지지 않았고 미국 전체에서 제조업 고용비중이 10%를 유지했을 것이다. 이것은 사실(fact)이다. 하지만 제조업 고용비중이 1950년대 30%수준에서 최근 8%까지 줄어든 배경으로 미국 경제 전체의 장기 고용 추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최근 2~3년간 정체되고 있지만 생산성 증대로 고용구조는 1950년의 제조분야 고용 1300만명과 그 외 부문 3000만명 (제조분야 비중 약 30%)에서 2016년 각각 1200만명과 1억3300만명으로 바뀌었다. 

◆ 닷컴 버블과 금융위기 충격이 컸다… 수요 확충과 고용 전환 추진해야

미국경제의 장기고용추세를 보면 무역적자로 일자리가 확실히 줄었지만, 그것이 없어진다고 장기추세가 바뀌는 것이 아니다.

울프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초까지 무역적자가 확대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제조업 고용비중은 크게 줄었을 것"이라며 "제조분야 고용수준이 절대적으로 하락한 것은 2000년대초와 2007~2009년에 있었던 두 개의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족 탓"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일자리 해법은 방어적인 무역전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시장을 열어두고 수요츨 진작시키면서 고용전환을 추진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울프는 주장했다.

우선 경제 규모가 큰 미국의 낮은 무역 경쟁력의 악영향이 특정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피해 지역에서 새로운 고용 능력을 창출해야 한다. 잃어가는 원동력을 되찾는 한 방법이라고 그는 제시했다. 나아가 수요 진작을 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일자리에서 새로운 일자리로 전환을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울프는 트럼프 무역정책이 과거 양호한 일자리를 주로 공급하던 제조업 분야의 영광을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이며, 값싼 수입품이 있고 또 이를 공급하므로서 국내소비자와 해외근로자들이 모두 혜택을 누렸다는 점을 환기했다.

그는 글로벌시장을 페쇄하는 것 보다는 무역흑자국으로 하여금 보다 내수를 늘어도록 유도하는 것이 낫다면서, "이렇게 하면 상품을 싸게 판다는 이유로 외국을 탓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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