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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 달러화가 트럼프 랠리에 따른 강세를 절반 가까이 되돌리면서 달러 약세 전망이 강화하고 있다. 1980년대의 달러화 가치 붕괴가 재현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JP모간은 지난 3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달러에 대한 자신감과 포지션은 백악관으로부터 나오는 정치적 변덕에 약화하고 있다"며 "미 달러화는 트럼프 랠리의 45%를 되돌렸지만, 미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였던 특히 일본 엔화에 대해 더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달러화는 지난 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정책 기대감으로 14년래 최고치로 가치가 상승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강세 폭을 반납했다. 달러화는 지난 1월 30년간 가장 큰 폭으로 약해졌다.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20년간 지속해 온 달러 강세 정책 기조를 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와나타베 히로시 전 일본 재무성 외환국장은 지난달 31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으로 미국의 달러 강세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히로시 전 국장은 "트럼프가 관심을 둔 것은 미국의 무역적자나 미국의 수출 규모지 환율이나 미 달러 강세가 아니다"면서 "달러 약세를 지지하는 것을 삼가면서도 미 재무부는 결국 달러가 강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인 지난달 17일 "달러화가 너무 강하다"며 달러 약세 선호를 시사했다. 그는 중국과 독일, 일본이 자국 통화의 가치를 약화해 수혜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지명자는 "과도하게 강한 달러화가 단기적으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자문인 피터 나바로도 "유로화가 극도로 과소평가 됐다"고 지적했다.
JP모간은 미국과 무역 흑자 폭이 큰 국가의 통화와 현저히 평가절하된 통화, 꾸준한 외환 시장 개입이 이뤄지는 국가의 통화 대비 미 달러화를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민간 리서치 그룹인 OMFIF의 데이비드 마쉬 회장은 미 달러화가 1980년대 폭락을 경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쉬 회장은 "1년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다가 1980년대에 본 달러 붕괴를 보게 될 것"이라며 "미국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하겠다고 한 모든 것은 이것으로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투기 세력들의 미 달러화 강세 베팅도 줄어들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31일까지 달러 강세와 약세 베팅의 차는 23만1658계약으로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가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47%의 응답자는 달러 매수 전략이 가장 붐비는 거래라고 답했다. 그만큼 시장이 달러 강세 전망으로 치우쳤다는 것이다.
외환 운용사 AG비셋의 울프 린달 최고경영자(CEO)는 "모두가 배의 한 쪽에 서서 그쪽 전망을 보고 있는 것과도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린달 CEO는 달러 강세 사이클이 전환하고 유로화가 향후 3년간 50%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높아서 놀라울 정도가 아니라면 달러는 올해 가치가 떨어져 한 해를 마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