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방글 기자] 삼성 ‘빅딜’의 효과로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첨단소재 등 삼성에서 인수한 화학 계열사들의 실적을 반영한 덕이라는 분석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조54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8.1%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매출액은 13조2235억원으로 동종업계인 LG화학 20조6593억원의 65%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은 27%가량 많다.
4분기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서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에틸렌글리콜(MEG), 부타디엔(BD) 등 에틸렌 계열 제품의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것)가 강세를 보여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
여기다 자회사 호실적도 한몫했다. 업계는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인수한 삼성의 화학 계열사 실적에 주목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월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현 롯데첨단소재) 지분 90%와 삼성정밀화학 (현 롯데정밀화학) 지분 31.13%, 삼성BP화학(현 롯데BP화학)지분 49%를 2조7915억원에 인수했다. 이들 계열사 실적은 지난해 2분기부터 지분율만 만큼 롯데케미칼 실적에 반영됐다.
롯데첨단소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롯데그룹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5년 2706억원 대비 21.9% 증가한 것이다.
롯데첨단소재는 폴리카보네이트(PC)와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롯데케미칼과 생산 품목이 겹치면서 원료 수직계열화를 이뤘고, 원가 절감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 <사진=롯데케미칼> |
롯데정밀화학도 2분기 이후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1분기 21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롯데계열사가 된 2분기 이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는 것.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주력 제품인 셀룰로스 에테르와 가성소다 등의 가격이 개선되고 수출에 유리한 환율효과가 지속되면서 시장기대치를 22% 상회한 12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유통기업’으로 분류되던 롯데의 주력 사업이 화학으로 변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이 성장하면서 그룹 내 위상이 변화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4874억원이던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2015년 1조6111억원으로 급성장했고, 올해는 2조5000억원까지 뛰었다.
게다가 롯데케미칼은 삼성 화학사를 사들이면서 기초화학 뿐 아니라 정밀‧특수화학까지 발을 넓힌 만큼 성장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등 경영진의 결단이 롯데의 DNA를 변화시킨 것은 물론 중장기 먹거리 확보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