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1조원이 올해 중 만기 도래한다. 다만 회사의 자금난으로 인해 전액 만기상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회사채 만기 연장을 유력하게 언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에 혈세가 더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전제 하에 일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선택도 예외가 없다”고 말했다. 채무재조정, 채권단의 추가지원 가능성 등을 시사한 대목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머스크드릴링사의 대형 잭업리그의 잭킹시운전(Jacking Test) 장면. <사진=대우조선해양> |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4월 4400억원,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원금 9400억원에 이자비용 2400억원을 합하면 총 1조2000억원의 채무부담이 생긴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실적은 ‘0척’이다. 지난해엔 1척에 불과했다.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지출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운영비 명목으로 매달 7000억원을 지출하는 중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채무재조정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도 채권자들이 고통분담을 했고 대우조선도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면서 “3월 실사보고서를 확인한 후 채권단이 입장을 정리한 후 만기연장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상황이 가변적이지만 어떠한 선택도 제외할 이유는 없다”면서 “올해 대우조선 320억달러 수주도 나쁜 상황에서 고철로 팔리면 큰 국가적인 리스크가 된다”고 말했다. 법정관리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기보다는 채권단의 고통분담, 즉 채무재조정 등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다.
또 이 회장은 채권단의 추가지원 가능성에 대해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속단할 순 없지만 지금까지 견지하고 있는 건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부분은 신중하고 견고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의해 2015년 10월에 4조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현재는 7000억원만이 남아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펀더멘털이 개선돼야 유동성이나 사업의 지속성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자금지원 없이 채무재조정만으로는 지금 문제를 타개하긴 힘들 것”이라며 “사업이 정상작동 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라도 도움을 주기 위한 방안으로 채무재조정이 나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