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기업들이 이른바 ‘이익 침체’를 벗어났다. 지난해 4분기 연간 기준으로 4년만에 첫 이익 증가를 기록한 것.
유럽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회복되는 가운데 앞으로 유동성 흐름의 개선을 예고하는 신호로 풀이된다.
유로화 <사진=블룸버그> |
10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유럽 증시의 블루칩으로 구성된 유로 스톡스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5.0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5년래 최대 폭의 상승에 해당한다. 또 유럽 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이어 최근 프랑스까지 정치권의 혼란이 고조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수익성이 호전된 셈이다.
주요국의 고용과 민간 소비가 개선된 데다 유로화의 가파른 하락으로 인해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향상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장기적인 이익 침체로 인해 유럽 주요 증시는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후퇴한 상황. 지난 4년간 유로 스톡스 지수의 상승률은 16% 가량으로, 같은 기간 뉴욕증시의 S&P500 지수 상승률인 64%에 크게 뒤쳐졌다.
4분기 기업 주당순이익(EPS)은 여전히 부채위기가 강타했던 2011년과 미국 금융위기가 촉발된 2008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뚜렷한 턴어라운드를 이뤘다는 것이 업계 애널리스트의 평가다.
콜롬비아 트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필립 디켄 유럽 주식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지난 수년간 유럽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며 “올해는 이익 증가율이 5~10%에 이를 것으로 기대될 뿐 아니라 전망치의 상향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펀드플로에도 반전이 나타날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주식펀드에서 10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월 유출액은 7억3500만달러로 크게 줄어들었다. 정치권 리스크를 외면할 수 없지만 펀더멘털의 개선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상하고 있어 올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유럽 주식 매수가 활발해질 것으로 월가는 예상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