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지난 주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나란히 호남을 찾았다. 문 전 대표는 전주에서 '혁신도시 시즌2'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고, 안 지사는 목포에서 '목포의 눈물'을 불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리는 두 후보가 호남공략에 열을 올리는 데는 경선의 첫 관문인 호남에서 선택을 받아야 대권후보가 될 수 있어서다.
12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방문해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
문 전 대표는 12일 전주혁신도시의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해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이 ‘기금본부 전북 이전’을 공약하고 민주당이 이전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3기 민주정부가 해야 할 일은 ‘혁신도시 시즌 2'다. 가족 모두 내려와 사는 정주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북기자협회 기자간담회에서는 “호남 홀대나 호남 소외라는 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회초리를 내린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한껏 몸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민주당 첫 경선지인 호남에서 1위를 내줄 경우 대세론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호남 지지 철회 시 정계은퇴’ 발언이 다시 도마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박관현 열사의 묘역에서 무릎을 꿇고 참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안 지사는 2002년 노풍(盧風)을 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첫 경선지인 호남에서 안풍(安風)을 일으켜 문 전 대표와 대등하게 승부를 펼친다면 다음 경선지인 고향 충남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안 지사는 11~12일 광주, 전남을 찾아 '꺼지지 않는 횃불 5.18', '광주정신'을 외치며 호남 행보에 본격 나섰다.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에선 "베이스 캠프에 온 느낌"이라고 말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애창곡인 '목포의 눈물'을 불렀다.
호남은 전통적으로 진보 진영 후보 중 가장 유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선택’을 해왔다. 그 결과 지난 네 번의 대선에서 호남에서 지지를 받은 후보가 야권 대선후보가 됐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호남의 선택을 받기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이유다.
초반 판세는 문 전 대표가 유리하지만 안 지사의 추격이 발빠르다. 리얼미터 정기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지난 3주 간 호남 지지율이 6%p 하락한 31.3%를 기록한 반면 안 지사는 세 배 상승한 18.2%였다. 앞으로 이 같은 호남 지지율 추이가 지속된다면 문 전 대표의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