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지난해 가파르게 성장했던 은행권의 자동차대출이 새해들어 큰 폭으로 둔화됐다. 1월이 계절적인 자동차 비수기인데다 이목을 끌만한 신차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자동차대출 잔액은 536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 5.3%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자동차 대출은 1월 말 167억원에서 12월 말 기준 509억원으로 급증했다. 월 평균 성장률은 17%에 달했다.
다른 은행의 사정도 비슷하다. 우리은행의 자동차대출 역시 지난해 1월 761억원에서 12월 1154억원으로 52%(월 평균 4.3%) 신장했다. 하지만 올 1월엔 20억원 가량 늘어나며 1.7% 성장에 그쳤다.
은행권에서 자동차대출 규모가 가장 큰 신한은행도 지난달 2.4% 성장에 그쳤다. 신한은행의 올 1월말 현재 자동차 대출 잔액은 1조2261억원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앞세워 자동차 대출 시장을 공략했다. 20조원(캐피탈 기준)에 달하는 시장에 은행들은 다른 금융권에 비해 1%p 이상 낮은 금리를 제시했다.
여기에 신차가 줄지어 출시되며 자동차업체들이 프로모션을 강화한 것도 은행에겐 호재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과 신형 그랜저,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SUV 니로와 신형 K7을 선보였다. 특히 니로는 국내 하이브리드 모델의 월간 판매량을 갈아치우며 인기를 끌었다.
르노삼성차의 SM6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5만대 이상 판매되며 쏘나타의 아성을 위협하기도 했다. 말리부 역시 3만6000여대의 판매고를 기록, 전 모델 대비 124% 급증했다.
다만 하반기에 들어서는 분위기가 꺾였다. 11월에 출시한 신형 그랜저 외에 주목할 만한 신차 출시가 없었다. 여기에 자동차 업체들이 프로모션을 축소하면서 자동차 소비가 줄었다. 올 1월 국내 완성차 판매량은 10만6210대로 전년대비 0.1%p 줄었다.
금리 영향은 크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자동차 대출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3.31%~4.21%에서 1월 3.36%~4.26%로 0.05%p 상승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3.50%~4.50%에서 3.41%~4.41%로 금리를 낮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월과 2월은 전통적으로 차가 많이 팔리지 않는다”면서 “이 때문에 대출도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출 추이를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신규 대출이 늘었다”며 “자동차업체들의 프로모션과 은행별 자동차 대출 상품 마케팅을 강화하면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