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주식부터 외환까지 트럼프 트레이드가 지배했던 금융시장의 축이 통화정책으로 이동했다.
JP모간이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한 가운데 3월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14일 상원에서 증언 중인 재닛 옐런 연준 의장<사진=블룸버그> |
14일(현지시각) 옐런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장중 한 때 연일 사상 최고치 랠리를 펼쳤던 뉴욕증시에 브레이크가 걸렸고, 달러 인덱스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상승 탄력을 높였다.
의회 증언에 나선 옐런 의장이 발표문을 통해 지난 1월 통화정책 회의 당시에 비해 매파 목소리를 낸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는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자신감을 드러낸 한편 지나치게 오랜 시간 금리인상을 지연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3월 금리인상 여부에 집중된 가운데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영향력이 위축된 연준이 이른바 트럼프 랠리를 꺾어 놓을 것인지 주목된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가속화될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이날 JP모간 애셋 매니지먼트는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점쳤다. 닉 가트사이드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3월을 시작으로 연준이 올해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엄청난’ 세금인하가 조만간 단행될 경우 내수 경기 향상은 물론이고 물가 상승이 고개를 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핌코 역시 투자 설명회를 통해 연준의 금리인상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주문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급락했던 채권시장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최근 30%로 회복된 상황이다.
이날 USA투데이는 금융시장이 3월 금리인상에 준비되지 않은 상태이며, 월가 투자자들이 예상보다 빠른 긴축 리스크에 동요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채권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은 긴축 가능성을 적극 반영했다.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3.7bp 오른 1.246%에 거래됐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일제히 상승했다. 10년물이 6bp 치솟으며 2.5%에 근접했고, 30년물은 3%를 뚫고 올랐다.
달러 인덱스는 0.3% 오른 101.25까지 상승해 4주간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달러/엔 환율이 114엔 선을 넘어섰다.
반면 장 초반 상승 흐름을 탔던 금 선물은 내림세로 돌아섰다. 옐런 의장의 의회 발언이 전해진 가운데 금 선물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0.2% 가량 하락하며 온스당 1227.50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장중 0.1~0.2% 이내에서 완만한 내림세를 보인 뒤 후반 강보합권으로 회복됐다.
브라이언 다인저필드 RBS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의 증언은 1월 통화정책 회의 이후 발언과 크게 달라졌다”며 “이날 발언은 달러화와 금리 상승에 불을 당겼다”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워드 맥카시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이 비둘기파 기조에서 중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매파로 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