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을 포함한 미국 대도시의 음식점과 소매업체들이 16일(현지시각) 대대적인 휴업에 돌입했다.
식당의 주방 보조부터 의사까지 해외에서 건너온 근로자들이 ‘이민자 없는 날(The Day Without Immigrants)' 보이콧을 벌인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을 강행하자 외국인들이 이에 대한 시위에 나섰다.
반이민 정책 시위 현장 <출처=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민자들의 보이콧은 백악관이 위치한 워싱턴 D.C.를 포함해 필라델피아와 뉴욕, 텍사스, 오스틴, 시카고 등 미국 주요 대도시 전역에 걸쳐 이뤄졌다.
불법 이민자는 물론이고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보유한 이들도 이날 보이콧에 참여했고, 파트 타이머부터 고액 연봉자까지 트럼프 행정부를 규탄하는 시위장에서 한목소리를 냈다. 일부 도시에서는 중고교 학생들도 등교하지 않고 보이콧에 동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포함한 이슬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승인하면서 IT 업계를 필두로 혼란이 고조된 가운데 이민자들의 반감이 날로 고조되는 양상이다.
멕시코 인접 남부 국경 지역의 장벽 건설 역시 이민자들을 뭉치게 했다는 분석이다.
유기농 레스토랑 체인 업체인 스위트 그린은 워싱턴 D.C.와 메릴랜드, 버지니아에 위치한 총 18개 영업장을 이날 모두 휴업하기로 했다.
업체는 성명을 통해 “다문화가 훌륭한 가족을 이뤄준 원동력이며, 직원들이 목소리를 행사할 권리를 존중한다”며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지만 이해해 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피닉스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실바나 살시도 에스파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민자들 없이는 식당 영업이 불가능하다”며 “식재료를 공급하는 관련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무슬림으로 밝힌 키아 알라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반이민 정책에 대해 남의 집 불 구경하듯 한다”고 말했다.
남아메리카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뉴 멕시코에서는 수백명의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고 ‘이민자 없는 날’ 보이콧에 참여했다.
한편 애플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 대해 법적 소송에 나선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