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기업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규모 자본 유출을 우려한 정부가 통제를 강화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록적인 해외 투자에 나섰던 중국 기업들이 자금줄을 조이면서 부동산뿐 아니라 기업 인수까지 자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 <출처=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기업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84% 급감했다.
또 비금융 부문의 해외 투자가 530억위안(78억달러)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39% 줄어든 데 이어 감소세가 지속된 셈이다.
이는 지난해 상황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체인 JLL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330억달러로, 전년 대비 53%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비금융 자산 전체 투자 규모 역시 1700억달러로 2015년에 비해 44% 증가하면서 최고치 기록을 세웠지만 올해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부에서는 부동산뿐 아니라 중국의 전반적인 해외 투자 열풍이 종료를 맞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해 12월 중국 상무부를 포함한 관계 부처와 인민은행이 ‘비이성적인’ 해외 투자에 제동을 걸겠다며 자본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여기에는 부동산과 호텔, 영화관, 스포츠 클럽,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관련 자산이 포함됐다. 지난달 중국축구연맹이 고액 연봉의 해외 선수 영입을 제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 투자 급감은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강화가 즉각적인 효과를 낸 결과로 판단된다. 중국 외환보유액이 1월 5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만큼 정부 측의 자본 통제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는 100억달러 이상 메가톤급 해외 자산 매입에 대해 별도의 고강도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국영 기업의 부동산 투자의 경우 10억달러부터 대상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이 해당 기업의 비핵심 사업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승인 요건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택 매입 역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 고액 자산가들이 자본 규제의 허술한 틈을 이용해 해외 부동산을 사들이자 최근 외환 당국이 이를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자금이 몰리는 해외 정부도 골머리를 앓기는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예가 캐나다 밴쿠버다. 중국 투자자의 공격적인 베팅에 주택 가격이 치솟은 데 따라 밴쿠버 시는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세금을 신설하는 등 과열 진화에 나섰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