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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광수 기자] 내달 말 1호 상장을 앞둔 손실제한형 상장지수증권(ETN)의 일부 규제 완화에도 불구, 증권사의 참여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官)제 금융상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ETN 규제 등으로 시장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 증권사들이 시장 진입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손실제한형 ETN은 지난 2014년부터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적극 추진해온 상품으로, 주가연계증권(ELS)를 장내에 상장시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LS보다 유동성 측면에서 유리하고 위험성을 줄여 대중적인 투자 상품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27일 1호 손실제한형 ETN이 상장된다. 각 증권사별로 적게는 2~3개, 많게는 6~7개 등 총 20여개가 상장될 예정이다. 당초 거래소 계획은 기존 ETN 발행사들이 같은 날 동시에 상장해 홍보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17일 현재 손실제한형 ETN 상장이 확정된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4곳에 그치고 있다.
당초 내달 함께 상장하기로 했던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시장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하반기에 상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근 ETN 발행사로 나선 대신증권도 4월께 일반 ETN 상장을 하고 그 이후 손실제한 ETN을 고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을 미룬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당장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행 상황에 따라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상품이 나왔을 때 최초 상장 등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존 증권사의 경쟁 전략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달 초 거래소는 ETN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손실제한 ETN에 한해 국내 시장대표지수와 섹터지수를 기초지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당초 ETN 시장 개설시 운용사와 증권사간 이해충돌 방지와 다양한 상품 촉진 등을 위해 ETN 기초지수 일부를 제한했다.
동시에 발행사 요건도 완화했다. 당초 자기자본 1조원이상만 발행할 수 있었던 ETN은 개정을 통해 5000억원 이상이면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최소 발행 규모도 2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규제 완화에도 불구 업계에선 여전히 시장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ETN 발행사들이 모두 ELS 업자기도 하니 손실제한 ETN을 준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면서 "다만 당국이 시장 건전성에 무게를 두다 보니 시장성과 수익성이 많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ESL 대비 시장성이 있는지, 투자자들이 좋아해 줄 것인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관제 금융상품'에 대한 불신도 한몫했다. 앞서 내놓은 재형저축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해외펀드 들이 잇따라 예상보다 시장 반응이 좋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ETN 상장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상장 후 장기적으로 시장 반응을 청취해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규제 완화에 대해선 금융위와 거래소, 업계가 다함께 논의해 장기적으로 논의할 부분"이라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