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정치권이 소강상태였던 '개헌 논의'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세론에 맞서 '대선 전 개헌'을 반전 카드로 꺼내들었다.
20일 한국당에 따르면 탄핵심판 시기를 앞두고 대선 전 개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더 이상 개헌 논의를 지연시켜선 안된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형성됐고, 탄핵심판을 앞두고 어느 정도 시간이 있다고 보고 분권형 개헌 방향성에 대해 다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대선 전 개헌 카드를 끝까지 밀고 있는 것은 독자 집권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고 있는데다, 보수와 중도 진영간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에서 개헌 이슈로 선거판을 흔들어보자는 속내가 깔려있다.
국민의당도 개헌논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의 국회 개헌특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 17일 '6년 단임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요골자로 개헌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개헌 국민투표는 최소한 이번 대선과 함께 실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국민의당이 꺼내든 개헌안에는 6년 단임의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해, 통일과 외교 등 외치(外治)를 맡는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뽑고, 내치(內治)를 담당하는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선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개헌 논의는 또 제3 지대론과 맞물리면서 더욱 탄력받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분권형 개헌에 뜻을 모았다. 이들은 분권형 개헌과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하고 있는데, 김 전 대표가 독일출장을 다녀온 뒤 또 한번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평소 "이 시대 최고의 혁명은 개헌"이라고 주장하는 바른정당 소속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전 의장이 추후 개헌 연대와 함께 할지도 관심사다. 개헌을 두고 연대 세력이 확대되면, 개헌에 부정적인 민주당 문 전 대표를 대항할 비(非)문 세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도 최근 한국당과 국민의당에 이어 대통령 권력구조를 이원화하는 방향의 개헌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을 제외한 3당이 당론으로 개헌을 공식화한 셈이다.
그동안 개헌논의를 창당 이후로 미뤄왔던 바른정당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 회의를 갖고, 오는 22일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개헌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한국당과 국민의당 개헌안을 보면 대통령 중심제를 분권화해 직선제 대통령을 뽑아 외치 권한을 부여하고 총리는 국회에서 뽑아 내치 권한을 부여하는 이원집정부제 또는 내각제 형태"라며 "바른정당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