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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악재 '아랑곳'…아시아 회사채 '문전성시' 비결은

기사등록 : 2017-02-2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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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여력 늘어난 아시아 역내투자자 수요↑
아시아 고수익 회사채 디폴트율 1% vs. 미국 3.6%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20일 오후 4시46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 이홍규 기자] 아시아를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엄포에도 아시아 회사채 시장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파란색) 씨티 아시아 채권지수(ABBI) 투자등급 채권 (주황색)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 <자료=씨티 보고서>

지난 17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씨티그룹의 회사채 지수를 인용, 아시아 투자등급 및 투기 등급(고수익) 회사채와 미 국채 간 수익률 격차는 작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향해가고 있다.

◆ 예상 못한 아시아 회사채의 선전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이는 아시아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그만큼 왕성함을 의미한다.

채권시장 분석가들은 아시아로 밀물처럼 밀려오는 회사채 투자 자금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가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기업들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트럼프가 공약한 정책들이 달러화 강세를 유발하며 기업들의 채무 부담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회사채에 대한 투자 선호도도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었다.

도이체방크의 하시 아가왈 아시아 신용 리서치 책임자는 "올해 들어 크레딧(회사채) 시장을 조심스레 낙관했지만 이 같은 랠리는 놀랍다"면서 "올해가 시작할 때 어느 누구도 이를 기본 시나리오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수요 대부분 역내 투자자들

회사채 수요의 대부분은 역내 투자자들로부터 나왔다. 매년 아시아 가계 자산이 급증하는 가운데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게 된 아시아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친숙한 아시아 시장으로 돈을 밀어 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작년 아시아 지역의 전체 가계 자산은 80조달러에 달했다. 이는 1년 전보다 4.5% 늘어난 것으로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증가폭이다. BNP파리바스의 찰스 창 아시아 신용 전략가는 아시아 투자자들은 "알고 있는 것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기업들의 탄탄한 기초체력 역시 투자 욕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HSBC글로벌자산운용에 따르면 작년 아시아 투자부적격 등급 회사채의 디폴트율(채무불이행 비율)은 1%로 미국 3.6%와 대조를 이뤘다. 올해 디폴트율은 2%로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 2.5%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치다.

IMF는 올해 아시아 경제가 6.4%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견실한 성장세를 예상했다.

기업들은 급증한 수요 덕택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지난주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인 로드 킹 인프라스트럭쳐는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으로 쿠폰금리 7.95%에 3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당초 쿠폰 금리 8.625%에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55억달러가 넘는 수요가 몰려들었다.

◆ 아시아 회사채 신규 물량 부족

전문가들은 이같은 투자 열기에 더해 기업들의 발행 물량 감소로 아시아 회사채 시장에 강세 압력이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딜로직 자료에 따르면 작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달러화 표시 회사채 발행 규모는 1년 전보다 8% 증가한 3611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기업들의 차환 발행 등으로 신규 기업 채권의 순발행규모가 400억~60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HSBC글로벌자산운용은 예상했다. 이는 2012년 평균치의 절반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채권 매도로 이어질 수 있는 스트레스 요인들이 발생할 수 있고, 또 현재 좁아진 금리 격차를 감안할 때 아시아 경제가 개선되더라도 채권 가격 상승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다른 곳으로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잭 시우 아시아 태평양 투자전략가는 "중남미와 신흥 유럽지역에는 현지 수요가 많지 않아 금리 격차가 타이트하지 않다"며 일부는 "이 지역에서 더 많은 가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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