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미국 고수익(하이일드) 채권시장에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작년 12월 이후 투자자들이 투자등급 이하인 하이일드채 관련 펀드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하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하이일드채 수익률은 10% 수준으로 낮아졌다.
CCC등급 회사채 수익률 추이 <출처=BofA메릴린치> |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트리플C(CCC)’ 등급 회사채의 경우 평균 수익률이 21.7%로 정점을 찍던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3분의 2 가까이가 올랐다.
이처럼 고수익 채권시장 전반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만기도래 채권 차환 비용을 포함해 고수익 채권시장으로 유입된 자금은 410억달러로 해당 시기 기준으로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스탠디쉬 멜론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보 라만 스리바스타바는 “(트럼프가 가져올) 신규 정책에 대한 낙관론과 ‘리스크온’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자들이 리스크 거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HSBC 포트폴리오 매니저 매리 보워스는 지난해 상품가격 급락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시장 혼란이 심화되면서 시장 내 두려움이 팽배했지만 “트럼프가 당선된 뒤 증시 랠리가 나타나면서 그러한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하이일드채 시장에 대한 경고음도 나오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의 정크본드 시장이 앞으로 5년에 걸쳐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1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UBS 전략가 스테픈 카프리오는 “펀더멘털 하방 리스크와 정치적 리스크를 무시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및 비은행권 대출 기준이 완화되지 않고 있고 신용카드나 자동차 대출 상환불능도 늘고 있으며, 은행의 상업 대출 성장세도 멈춘 상황인데다 거시 리스크에서 보호무역주의 강화 시나리오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