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을 둘러싸고 자산 시장이 정책 기대에 대한 온도차이를 드러내 관심을 끌고 있다.
위험자산으로 투자자들이 몰려 들면서 미국 정크본드 수익률이 2년래 최저치로 하락,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움직임에도 채권시장은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에 기대를 거는 움직임이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반면 원유 시장에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에 대한 브렌트유의 프리미엄이 상승,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신뢰가 일보 후퇴했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CCC 등급 미국 회사채 수익률이 이번주 10%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2015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한 연준이 3월을 포함해 적극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의사를 거듭 밝혔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을 엿보기는 어렵다.
이날 미국과 독일 2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212bp까지 확대, 2000년 초 이후 17년래 최고치로 벌어지는 등 국채시장이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을 반영하는 상황도 정크본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베팅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 펀드로 110억달러를 웃도는 자금이 밀려들었다.
같은 기간 투자등급 회사채 펀드에 유입된 자금이 70억달러에 그친 데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읽을 수 있다.
이달 초 BofA가 집계하는 CCC 등급 이하 회사채의 가격 지수가 1달러 당 90센트를 뚫고 올랐다. 이는 2015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튼 반체의 헨리 피보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규제 완화와 세금 인하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신용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크게 꺾였다”며 “정책 이행 속도를 둘러싼 불화실성부터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대부분의 악재가 반영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로 예정된 국정연설에서 세금 인하와 인프라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위험자산의 상승 탄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문제는 이행 속도다. 골드만 삭스는 법인세 인하가 2017년 말 혹은 2018년 초에 가서야 실제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도이체방크는 국경세 도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점차 후퇴하고 있다는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WTI에 대한 브렌트유의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있고, 이는 수출 업계에 유리한 국경세에 대한 시장의 회의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주장이다.
2019년 12월물 WTI 선물은 미국 대선 당시 동일 만기 브렌트유에 비해 배럴당 2.66달러 낮게 거래됐으나 간극을 좁히며 1월 중순 소폭 역전을 기록한 뒤 2월 초까지 같은 가격 선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이후 갭이 다시 벌어졌고, 21일 기준 브렌트유 선물의 프리미엄이 1.13달러로 상승했다.
도이체방크의 로빈 윈클러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브렌트유와 WTI의 스프레드가 절대적인 지표라고 볼 수는 없지만 국경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연초에 비해 상당폭 꺾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