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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지고 '신소매' 뜬다. 중국유통 신세계 진입

기사등록 : 2017-02-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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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물류' 신소매, 유통 신패러다임
알리바바와 징둥, 전통 오프라인 업체와 합작 강화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22일 오후 5시1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배상희 기자] 신소매(新零售)라는 새로운 트렌드의 등장이 중국 소매유통 시장의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신소매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이 지난해 처음 주창해 주목을 받은 개념으로, ‘온라인+오프라인+물류’의 세 가지 과정을 융합한 새로운 소매유통 모델로 평가된다. 

과거 폭발적 성장을 이룬 중국 전자상거래 산업이 최근 눈에 띄게 둔화되고 전통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신소매는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을 통해 중간 유통과정을 없애는 것은 물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까지 결합해 기존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O2O)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발전시켰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대표하는 두 기업 알리바바와 징둥(京東, JD닷컴)은 벌써부터 적극적인 온∙오프라인 통합을 시도하며 2017년 본격화될 신소매 시대의 새로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알리바바 vs 징둥, 신소매 경쟁 2라운드  

2017년 10월 마윈 회장은 항저우(杭州) 윈치(雲棲)에서 IT 개발자 4만명이 참여한 윈치대회 강연을 통해 향후 10년, 20년 뒤에는 전자상거래 시대가 종식되고, 대신 온∙오프라인과 물류가 결합된 신소매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 회장의 이 발언은 당시 중국 소매유통 시장에 거대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는 타오바오(淘寶)와 톈마오(天猫∙티몰) 등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중국 전역의 5억명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가 일으킬 중국 유통시장의 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최근 알리바바는 신소매 행보의 본격화를 알리듯 바이롄(百聯)그룹과 합작을 체결하고, 온∙오프라인 통합 가속화에 나섰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바이롄은 중국 최대 소매유통기업으로 25개 성(省)과 시에 백화점, 슈퍼마켓, 편의점, 약국을 포함한 7000개 점포를 갖고 있다. 

두 그룹의 합작은 우선 알리페이(支付寶∙즈푸바오)에서부터 시작할 전망이다. 바이롄 모든 점포에서 알리페이로 간단히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후 소비신용대출, 소비보험, 소비재테크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전망이다. 알리바바 전자상거래를 통해 온라인으로 주문한 제품을 바이롄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 교환하는 서비스 제공은 물론 공동 물류시스템 구축 가능성도 제기된다.  

알리바바의 신소매 비즈니스 구상은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2014년 3월 알리바바는 인타이리테일(銀泰商業)에 53억7000만 홍콩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198억 홍콩달러를 투자해 보유지분을 28%에서 74%로 늘렸다. 인타이리테일은 저장(浙江)성과 안후이(安徽), 베이징을 중심으로 29개 백화점과 17개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 대형 백화점 체인이다. 

중국 수산물 유통체인 허마센성(盒馬鮮生)은 알리바바의 신소매 1호 공정으로 평가된다. 2016년 1월 알리바바는 허마센성의 시리즈A 펀딩에 참여했고, 알리바바의 투자를 받은 이후 허마센성은 ‘온라인전자상거래 + 오프라인 매장’의 경영모델을 도입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가전판매업체 쑤닝윈상(蘇寧雲商) 또한 알리바바의 신소매 구상을 실현해줄 최대 파트너로 꼽힌다. 지난 2015년 8월 알리바바는 쑤닝윈상에 283억위안을 투자하며 제2대 주주로 올라섰다. 두 기업은 전자상거래, 물류, 애프터서비스(A/S), 마케팅, 금융, 빅데이터 등에서 협력을 맺고 있다.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전자상거래를 대표하는 기업인 징둥은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와 손잡고 신소매 비즈니스에 참여했다. 징둥은 2016년 6월 월마트 산하의 전자상거래업체 1하오뎬(1號店)을 인수하면서 월마트에 5%의 지분을 양도했다. 월마트는 올해 2월 징둥의 지분을 12.1%로 늘리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앞서 지난 2015년 8월에는 중국 대형 유통업체인 융후이마트(永輝超市)에 43억위안을 투자해 10%의 지분을 확보했고, 지난해 3월에는 과일 유통업체 톈톈궈위안(天天果園)의 시리즈 D 펀딩에 참여하며 온∙오프라인 융합 모델을 추진해왔다. 

◆ 순수 온∙오프라인 시대 종식, 신소매의 탄생 

신소매라는 모델이 탄생하게 된 핵심 배경은 순수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산업의 성장률 둔화다. 순수 온라인 또는 순수 오프라인 방식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결론 하에 탄생한 것이 온∙오프라인의 전면적 융합을 의미하는 신소매다. 

중국의 시장정보업체 아이리서치(iResearch∙艾瑞咨詢)가 발표한 ‘2016년 중국 O2O산업 발전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온라인쇼핑 거래규모는 5조위안을 돌파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성장률은 매년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지난 2011년 70.20%였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2012년 51.3%로 하락한 뒤, 2014년 46.9%, 2015년 36.2%로 하락했다. 2016년~2018년은 각각 30.7%. 25.4%, 20.4%로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온라인 전자상거래 공습에 큰 타격을 입은 순수 오프라인 매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6년에는 백화점, 명품매장, 음식점, 슈퍼, 패션 등 다양한 분야 오프라인 매장의 폐업 열풍이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올해 춘제(春節∙음력 절) 이후 세계적 패션 매장 자라(Zara)는 중국 청두(成都)시 번화가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의 폐업 절차에 돌입했다. 자라는 오프라인 매장 판매 부진 속에 향후 온라인을 통한 매출 확대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경우 2016년 초 월마트가 전세계 269개 오프라인 매장의 폐점 계획을 밝혔고, 11개의 중국 매장이 이미 문을 닫은 상태다. 프랑스 까르푸, 한국 신세계백화점, 중국 대형 할인매장 다룬파(大潤發)의 일부 오프라인 매장도 연이어 문을 닫았다. 영국 대형 소매유통업체 막스 앤 스펜서(Marks & Spencer)도 최근 적자가 지속되자 중국 현지 매장을 모두 철수시켰다.

패션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중국 최대 신발 소매업체 바이리(百麗)는 지난해 6~8월 중국에서 276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지난 2011년 하루 평균 두 개씩 들어섰던 바이리 매장은 현재 하루평균 3개씩 문을 닫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여성 구두 브랜드 다프네(達芙妮) 또한 지난해 9월까지 21개월간 1562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그 중 지난해 3분기 철수한 매장만 307개에 달했다.

이에 지난해 2월초 일부 오프라인 업체들은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가 출시한 자체 브랜드인 ‘타오핀파이(淘品牌)’ 브랜드를 선별해 온∙오프라인에서 동일한 모델과 가격을 24시간 판매하는 유통방식을 도입했다. 또 중국 대표 가전유통업체 궈메이(國美)는 ‘6+1’ 신소매 전략을 출시하는 등으로 신소매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배상희 기자(b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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