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종착지로 향해가면서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일상이 달라졌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경찰의 근접경호를 받으며 출근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24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2일부터 재판관에 대한 개별 경호를 시작했다. 이에 재판관들의 일상도 평소와는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이번 탄핵심판의 주심을 맡은 강일원 재판관은 지난 23일 오후 1시경 점심식사 후 청사에 복귀해 경호 인력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과 함께 재판관들만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랐다.
헌재 청사에는 두 개의 엘리베이터가 있다. 입구 오른쪽 엘리베이터는 주로 재판관들 전용이다. 나머지 직원들은 대부분 왼쪽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실제 강 재판관은 며칠 전에도 헌재 직원들과 점심식사 후 직원들의 인사를 받은 뒤, 그들과 다른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홀로 사무실로 올라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날에는 동승한 것이다.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의 출근길도 달라졌다. 24일 오전 9시경 출근한 이 대행이 타고 온 차량 뒤에는 그를 경호하는 경찰들이 탄 차량이 따라 들어왔다. 이 대행이 차에서 내리자 경찰들은 그가 사무실로 올라갈 때 까지 그를 에워싸고 경호했다.
일부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4일과 20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기각 결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각각 열고 있다./김규희 기자 |
이같은 '밀착' 경호는 탄핵심판의 최종선고 시기가 다가오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재판관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헌재 측 관계자는 "탄핵심판이 시작된 후 청사 보안강화를 경찰에 요청한 바 있다"며 "이번 경호 요청도 같은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경호 방법이나 인력, 종료 시점 등은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변론이 거듭될수록 헌재 근처인 서울 종로구 재동 일대에서는 탄핵에 찬성·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특히 일부 보수단체 시민들은 강일원 주심 등 일부 재판관을 특정해 박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 김평우 변호사는 지난 22일 열린 제16차 변론에서 강 주심에 대해 "국회 측 '수석대리인'이라고 비난했고 이어 조원룡 변호사는 강 주심에 대한 '기피'를 신청했다.
한편, 헌재의 주요 심판과 관련해 재판관 개별 경호가 추진된 것은 지난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에 이어 두 번째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에는 개별 재판관에 대한 경호가 이뤄지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