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통일부는 27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화학무기인 'VX' 독가스가 사용됐다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발표에 대해 "화학무기를 민간인을 대상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강력히 규탄하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공항 보안카메라에 포착된 암살 장면 <사진=CNN 뉴스 방송 화면 갈무리> |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말레이시아 정부 발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화학무기 금지협약 위반이고, 기타 여러 관련 국제규범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변인은 북한이 대남조직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과 학술단체 등을 이용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세력을 '고용 시위대'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행위에 대해 "기본적으로 내정간섭"이라며 "이런 행동은 즉각 중단돼야 하고, 자기들 민생이나 제대로 돌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들이 한 말 중에 재미있는 말이 있다"며 "'민심에 역행하는 자, 갈 곳은 역사의 무덤이다'라고 했는데 이 말을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앞서 북한 반제민전은 지난 26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촛불민심에 도전하는 맞불집회 난동은 박근혜 역도의파멸을 더욱 촉진시킬 것"이라며 "극우보수패거리의 무분별한 맞불집회 난동은 박근혜 역도의 파멸을 더욱 촉진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역사 학술단체인 역사학학회도 같은 날 '만고역적 일가의 죄악에 찬 행적을 파헤친다'는 제목의 고발장을 통해 박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지난 25일 김정남이 맹독성 신경가스인 'VX'에 중독돼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사타시밤 수브라마니암 말레이시아 보건장관은 "김정남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신경 작용제가 매우 심각한 마비를 일으켜 피해자를 숨지게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확인됐다"며 "VX에 노출되면 피해자가 매우 빨리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런 부검 결과는 김정남 시신에서 VX가 발견됐다는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 화학국의 보고서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도 지난 24일 "과학기술혁신부 화학국으로부터 시신 부검 샘플 분석 결과 VX로 불리는 신경작용제 '에틸 S-2-디오소프로필아미노에틸 메틸포스포노티올레이트'가 사망자의 눈 점막과 얼굴에서 검출됐다는 잠정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 가스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고 했으나 북한과 연루설을 묻는 질문에는 "거기까지는 나가지 않겠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