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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총책' 현광성, 사건 당일 공항에 있었다

기사등록 : 2017-02-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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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공항 CCTV에 포착"…외교관 면책특권으로 수사는 불가능

[뉴스핌=이영태 기자]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 암살을 지휘한 '총책'으로 지목한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이 사건 당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일본 공영방송 NHK가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2일 김정남 암살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에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현광성 2등 서기관이 연루됐다고 밝혔다.<그래픽=뉴시스>

방송은 말레이시아 경찰을 인용해 김정남이 살해당한 지난 13일 현광성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있는 모습이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에 포착됐다며, 경찰은 현광성이 이미 말레이시아를 떠난 북한 국적 용의자 4명과 공항에서 접촉하는 등 어떤 접점이 있는지를 정밀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금까지 김정남 살해를 실행한 여성 용의자 2명과 북한 국적 리정철(리종철)을 체포 구속하고, 사건 직후 출국한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의 신병인도를 북한에 요구했다.

아울러 현광성과 쿠알라룸푸르 주재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이 김정남 암살에 연루됐다고 보고 이들에 대한 사정 청취 등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북한대사관에 요청했다.

경찰은 현광성과 김욱일의 조사 이유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진 않았지만 현지 매체는 경찰이 13일 촬영한 공항 CCTV 영상을 분석해 현광성 등의 모습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그래서 경찰은 현광성이 북한으로 도주한 용의자 4명과 현장 부근에서 만나거나 연락을 취했을 공산이 농후하다고 판단, 증거를 찾기 위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대사관 직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말레이시아 경찰이 현광성의 사정 청취를 요청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우리 외교관에 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지만 모두 거짓말이다. 비방과 중상으로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대사관 측은 직원 2명이 전날 공항 부근 경찰서를 방문한 것에 대해 "경찰서에 가서 30분을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했다"며 "우리 대사관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선 한 사람을 체포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받았을 뿐이다. 사건 수사에 협조 등을 요구받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선 항의할 방침"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 "현광성 수사는 외교관 면책특권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

그러나 현광성 2등 서기관에 대한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는 외교관 면책특권 때문에 어려울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일간지 더스타는 외교 당국자들은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현 선기관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 협조를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고위급 외교관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현광성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주재국 정부가 기피하는 외교관)'로 선언해 추방할 수 있지만 이는 수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에 따르면 대사관 직원은 단순 행정직원 등을 제외한 주요 직책자 전원이 민·형사상 기소를 받지 않는 면책특권을 누린다. 주요 직책자에는 대사와 공사참사관, 참사관, 1∼3등 서기관이 포함된다. 국방과무역 담당관도 외교관으로 간주돼 면책특권을 누릴 수 있다.

한편 말레이시아 중국어 매체인 중국보는 현광성이 지난해 말 현지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으로 부임해올 당시부터 '특별 임무'를 부여받고 모든 암살작전의 막후 수뇌 역할을 수행했던 것으로 경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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