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고혈압·고지혈증·갑상선기능항진증·갑상선기능저하증·갑상선결절 등 질환을 앓고 있어도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비쌀 뿐이다.
손해보험사들이 유병자보험 강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의료기술 발달로 중대질병 발병이 많지 않다 보니 보험사들이 틈새시장으로 보고 뛰어들고 있는 것.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손해보험은 유병자보험인 'KB신간편가입건강보험'의 전화심사제도 가능 대상 질병 항목을 확대했다. 전화심사제도란 질병을 가진 유병자 고객이 건강보험 가입을 원할 경우 병원 의무기록지 제출이나 방문진단 없이 전화 인터뷰만으로 가입 심사를 진행하는 거다.
기존 KB손보의 유병자 보험은 고혈압·고지혈증·갑상선기능항진증·갑상선기능저하증·갑상선결절을 전화심사제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부터는 디스크와 통풍도 전화심사제도 대상 질병으로 추가했다. 즉, 디스크와 통풍이 있는 고객도 전화 심사만으로 유병자보험 가입이 가능해진 것.
이처럼 유병자보험의 가입 대상 및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비단 KB손보만이 아니다.
삼성화재는 올해 유병자보험 판매를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인수 가능한 질병을 확대하고, 전화 심사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가입 나이를 한층 확대한 유병자보험을 출시하는 등 고객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해상은 기존 유병자보험을 개정 출시했다. 업계 최초로 간편심사를 통해 뇌졸중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뇌졸중이 후유증이 남고 재발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각종 재활 지원 등의 치료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질병이 있는 고객이 건강관리를 통해 건강을 회복했다면, 고객의 건강상태를 평가해 표준체로 전환하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이 유병자보험 강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사진=KB손해보험, 현대해상> |
이처럼 대형 손보사들이 유병자보험을 공략하고 나선 것은 유병자보험이 '틈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병이 있는 사람은 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유병자보험의 등장으로 이제는 병이 있어도 간단한 진단이나 전화 심사만으로 보험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수요가 꾸준히 창출되고 있는 것.
또 최근에는 의료기술이 발달해 유병자라고 하더라도 꼭 중대 질병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과거보다 위험도 덜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보험은 지난해 생보업계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면서 "올해는 손보사들도 이를 틈새시장으로 보고 있어 보험 가입 대상이 확대되고, 가입 절차는 점점 간편해지는 등 경쟁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유병자보험은 일반 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그만큼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건강한 소비자가 가입하는 건강보험의 보험료가 월 5만~7만원이라면 유병자보험은 10만원 이상이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이라면 진단을 받는 절차를 거치더라도 일반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일부 유병자보험은 보장 범위가 좁다. 따라서 보장 항목에 대해서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더불어 대부분의 상품이 보험을 갱신하면 보험료가 오르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전에 상품 구조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