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의 프랑스 대통령 선거 승리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주식과 채권시장이 한파를 낸 데 반해 부동산 시장으로 투자 자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정치권 리스크에 아랑곳하지 않고 파리를 중심으로 프랑스 노른자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프랑스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 <사진=블룸버그> |
28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인 리얼 캐피탈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프랑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거래 규모가 97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3분기 60억달러에서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와 별도로 부동산 시장 서비스 업체 CBRE 그룹에 따르면 파리 중심가의 오피스 빌딩 투자 수익률은 지난해 4분기 약 3%를 기록해 3분기 3.15%와 2015년 4분기 3.25%에서 내림세를 지속했다. 수익률 하락은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유로존 탈퇴를 앞세운 르펜 대표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프랑스판 리먼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마저 제기, 시장의 경계감이 고조됐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초저금리 정책이 채권에 비해 부동산 시장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높인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런던의 부동산 투자 업체인 트리스탄 캐피탈 파트너스의 릭 루이스 최고경영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투자 수익률이 과거 장기 추세보다 높아졌다”며 “지난 9개월 사이 6억337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파리의 노른자위 부동산 시장은 유럽 주요 기관 투자자들의 핵심 타깃이다.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메이저 석유업체가 10억유로에 오피스 빌딩을 매입하는 등 대규모 딜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는 대선 리스크로 인해 국채시장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팔자’에 무게를 두는 것과 크게 상반되는 현상이다.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4월과 5월 사이 1~2차에 걸쳐 이뤄지는 프랑스 대선에서 르펜 후보가 1차 승리를 거둔 뒤 2차에서 실패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르펜 후보의 최종 승리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윌 우드헤드 사빌 대표는 WSJ과 인터뷰에서 “프랑스 부동산 매입은 통 큰 베팅”이라며 “대선 결과가 수익률에 결정적인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