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신동빈 회장이 직접 챙겨야 할 롯데의 글로벌 현안이 산적하지만, 출국금지로 인해 발만 동동 구르는 모양새다.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대한 대응, 일본 롯데 챙기기, 면세점 확장 등 현안도 다양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2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여전히 해외 출장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잡혀 있는 신 회장의 해외 출장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출국금지가 풀려야 그 이후에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사드 국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중국에 나갈 이유가 충분히 있다"며 "중국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진행하던 일본에서의 경영을 위해서도 출장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롯데는 사드부지 제공을 결정하면서 중국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는 롯데가 약 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하는 '롯데월드 선양 프로젝트'의 핵심인 '롯데월드 선양'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롯데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징동닷컴도 자사 사이트의 롯데마트 온라인몰 개점을 전격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중국 언론들 역시 불매운동을 조장하는 보도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는 중국에 다년에 걸쳐 10조원 가량을 투자했으며, 현재 유통·식품·관광서비스·유화제조·금융 등 롯데 24개 계열사가 진출해 2만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한해 매출액도 3조2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만큼 중국에서의 사업이 휘청이는 것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은 향후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헤드쿼터를 설립하는가 하면, 평소에도 주기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정도로 중국에 신경을 써 왔다. 그런면에 비춰보면 지금같은 위기상황에서는 직접 중국 방문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임에도 발이 묶인 탓에 국내에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이유로 일본 롯데 경영에도 제한을 받고 있다. 그는 한일 롯데 원톱으로 올라 선 그는 일본의 정치·재계·금융권 등 다양한 인사를 일상적으로 만나며 사업 협의를 진행했었다.
특히 한국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경영상 주요 이슈가 있을 경우 언제든 임시 이사회가 열릴 수 있지만 총수인 신 회장은 참석할 수 없는 형국이다.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이른바 '무한 주총'을 통해 신 회장을 흔들겠다는 전략을 공언한 바 있다. 만약 신 전 부회장이 이 기회를 틈타 경영권을 되찾겠다며 주총을 열기라도 한다면 국내에서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제 특검 기한이 종료돼 한 고비를 넘긴 신 회장은 출국금지가 해제되면 조속히 해외 출장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영수 특검팀은 검찰에 사건을 이첩하면서 신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의 출국금지 해제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