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음주운전 뺑소니'로 물의를 빚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거'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리츠) 선수가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3일 오전 선고 공판을 열고서 강씨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사고후미조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위와 같이 실형을 선고했다.
조 판사는 "강씨는 음주운전에 그치치 않고 교통사고를 발생시켰으며 사고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함으로써 추가 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등 죄질이 무겁다"면서 "이미 두 번의 벌금형 선고로 법원의 경고를 받았지만, 또다시 음주운전을 저지른 것은 죄책의 가중이 있다"며 징역형 판단 이유를 밝혔다.
다만 "(강씨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교통사고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를 마친 점, 그들이 (강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의 사정을 감안해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뺑소니'로 물의를 빚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이날 강정호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이날 강씨가 실형을 선고받자 당장 비자 문제에 관심이 쏠렸다.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미국 취업비자가 발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비자가 나오지 않으면 경기 출전은커녕 당분간 미국에 갈 수도 없게 된다. 강씨는 현재 조사와 재판으로 인해 지난달 18일부터 시작한 스프링캠프(소속팀 훈련)에 합류하지 못하고 국내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재판을 마친 강씨는 법정을 나서며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짧게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비자 문제와 항소 계획, 향후 일정 등을 묻는 질문에는 일체 묵묵부답하며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당시 사고현장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해 12월2일 새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근에서 지인 3명과 함께 술을 마신 뒤 혈중알코올 농도 0.084% 상태로 자신의 BMW 승용차를 몰고 숙소로 향하다 도로 위 시설물(가드레일)과 지나가는 차량을 들이받고 그대로 달아났다. 강씨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사고후미조치) 혐의로 입건 및 기소됐다.
지난달 22일 첫 공판에서 강씨는 "큰 잘못을 한 것을 많이 뉘우치고 있다"고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마지막으로 기회를 준다면 정말 한국 팬들과 모든 분께 모범이 될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나겠다"며 선처를 적극 호소했다. 검찰은 강씨에게 벌금 1500만원을 구형했다.
한편 법원은 당시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진술한 강씨의 친구 유모씨에게 검찰이 구형한 벌금 300만원을 그대로 선고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