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순항 중인 여행사가 암초를 만났다. 해외여행 수요가 지난해보다 40% 넘게 늘고 있는데 중국의 '사드 보복' 수위는 갈수록 높아져서다.
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포함한 국내 여행사는 중국의 한국행 관광 상품 판매 중단 조치를 예의주시한다. 지금은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행을 막는 정도지만 한국인의 중국 여행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비자 발급 지연이나 항공기 취항 거부 등 추가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한국인의 상용비자 발급 문턱을 높였다. 관광비자는 그대로 발급하지만 중국 정부나 한국 대기업 초청장이 있어야만 업무용인 상용비자를 발급한다는 조치였다. 초청장을 구하기 힘든 국내 중소기업이 이 때 불이익을 봤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베이징에 있는 여행사를 불러 한국행 관광상품 판매 중단을 지시했고 중국 각 지방에도 비슷한 지시가 내려질 것"이라며 "상황을 지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2~3주 지나면 중국 정부의 의도가 파악될 것"이라며 "비자 발급 거부까지는 안하겠지만 이번엔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라고 했다.
인천공항 모습 <사진=김학선 기자> |
중국은 일본 다음으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여행하는 나라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외여행객 10명 중 3명이 일본행 비행기를 타고, 10명 중 2명은 중국으로 간다. 여행사가 중국 현지 분위기를 면밀히 관찰하는 이유다. 특히 중국발 변수가 올해 최고실적 달성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올 들어 여행사는 어느 해보다 분위기가 좋다. 3~4월 해외여행 예약률이 급상승 중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3월과 4월 예약률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44.1%, 42.6% 상승했다. 지난 1~2월 실적은 역대 최고치다. 하나투어는 두달 간 약 66만명을 해외로 보냈다.
모두투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두달 동안 약 59만명(해외여행 38만3000명·항공권 20만5000명)을 해외로 내보냈다. 하루 평균 약 1만명이 모두투어를 이용해 해외로 떠났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3월과 4월 예약률이 높고 황금연휴(5·10월)도 있기 때문에 올해 최고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면서도 "중국 분위기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