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언론의 반한 감정 부추기기 행태도 날도 심화되고 있다. 롯데가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와 언론의 뭇매를 맞은데 이어 사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현대자동차에도 중국 언론이 부정적인 보도를 쏟아내며 칼끝을 겨누는 모양새다.
최근 며칠 중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들은 현대자동차의 중국내 판매량 급감 현상을 자주 다루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사드 문제와 현대차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서도 현대차의 최근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 현대기아차에 대한 소비자 불만 신고 급증 등 기존에는 비중있게 다루지 않았던 부정적인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사드 갈등으로 인해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탓도 있지만, 중국 언론의 한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확산시키기라는 의혹도 지울 수 없다.
중국의 한 유명 자동차 칼럼리스트는 중국 대형 포털사이트 써우후를 통해 "사드 갈등이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얼핏보기에는 현대기아차에 '유리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칼럼의 저자는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에서의 몰락은 필연적이지만, 이것이 사드의 영향이 아님을 강조했다. 한국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 약화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한국이 중국의 사드 보복을 '핑계'로 삼지 말라는 어조다.
이 칼럼리스트는 한국 브랜드 자동차의 자체 경쟁력 약화로 결국 부상중인 중국 토종 브랜드에 밀려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최근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내 판매량은 감소 추세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기술력 신장과 브랜드 가치 상승, 시장 점유율 확대로 가장 먼저 위협을 받는 외국계 자동차가 현대차라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그러나 저자는 "진정한 애국주의자라면 (현대차를 사지 않고) 품질이 우수한 중국 국산 자동차를 살 것", "화웨이가 삼성을 제쳤듯, 결국 중국 브랜드가 한국차를 대파하고 말 것"이라는 감정적인 발언을 통해 중국 소비자가 한국 자동차를 이용하지 말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는 현대기아차가 중국 내에서 소비자 불만접수가 가장 많은 차종이라고도 지적했다. 대부분이 부품 불량 및 기능 불만족에 대한 내용으로 이는 현대차의 품질이 우수하지 못하다는 증거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증거로 중국의 자동차 품질 평가 사이트인 처즈왕(車質網)의 불만접수 코너에 현대기아차 제품이 가장 많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기자가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살펴본 결과 중국의 자동차 칼럼니스트가 제시한 기간에 접수된 소비자불만은 현대기아차 외에도 중국과 외국의 차량도 상당히 많았다. 현대기아차만 유독 많다는 저자의 주장이 결코 객관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가 증거로 제시한 소비자불만 접수 사이트 화면도 현대기아 자동차 부문만 캡쳐해 제시해놓은 것이었다.
이 칼럼 외에도 최근 중국 매체에서는 현대기아차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는 기사가 부쩍 많아졌다. 7일 자동차네티즌평가라는 사이트에도 '현대차 판매량 감소가 사드때문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이 기사도 앞서 언급한 칼럼의 내용처럼 현대 자동차 브랜드 자체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에 대한 소비자불만 건수가 수백개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불만 상황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베이징현대 차량의 모델이 참신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차량이 기존의 모델을 '재탕'해 출시하면서 중국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