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작년 ‘11.3 주택 안정화 대책’ 이후 약세를 이어가던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일반분양을 앞두고 꿈틀대고 있다.
주요 단지의 재건축 추진 절차가 막바지 단계로 투자 불확실성이 대부분 사라졌다. 이런 기대감이 퍼지자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크게 올린 것. 최근 서울 강남과 경기 과천 재건축 아파트값 반등도 이 지역 몸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주요 재건축 단지의 아파트값이 작년 말과 비교해 4000만~5000만원 뛰었다. 최근 3개월 정도 약세를 보이다 일반분양을 앞두고 반등한 것이다.
둔촌주공1단지 전용면적 88㎡는 ‘11.3 대책’ 직후인 작년 12월 9억1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최근엔 9억6000만~9억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전 최고가인 10억원을 다시 돌파할 기세다. 가장 작은 면적인 24.5㎡는 최고 5억5000만원을 찍은 후 작년 연말에는 5억원으로 하락했다. 이달에는 다시 전 고점을 회복했다.
둔촌주공단지는 강동지역 최대 재건축 단지로 작년 조합원 총회에서 관리처분계획을 확정했다. 오는 5월 관리처분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1~4단지 저층 및 중층으로 이뤄진 5930가구를 1만1106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다.
고덕주공7단지 전용 75.4㎡는 작년 말 7억4000만원에서 이달엔 매도호가가 7억6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전용 84.3㎡는 8억~8억1000만원에서 석달새 3000만원 정도 회복했다.
내달 일반분양을 한다. 890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총 1859가구로 탈바꿈한다. 전체 가구 중 867가구가 일반 물량이다. 롯데건설이 단독으로 시공사를 맡았다.
둔촌주공 아파트 <사진=뉴스핌DB> |
이처럼 이 일대 재건축 아파트들의 매도호가가 오르는 주된 이유는 주변 재건축 새아파트 매맷값에 매입비용과 분담금을 합친 가격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둔공주공1단지는 지역은 다소 다르지만 입지여건이나 아파트 위상에서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와 비교된다.
지난 2월 기준 송파헬리오시티 전용 84㎡ 분양권 매맷값은 최저 9억6000만원이며 최고 10억원이다. 둔촌1단지 전용 24.5㎡ 소유자가 새 아파트 전용 84㎡로 가려면 3억420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한다. 이 경우 이 아파트는 매맷값이 6억원이 돼도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전용 88㎡는 오히려 1억8000만원을 돌려 받는다. 이렇게 되면 지금 사더라도 1억원 가량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고덕주공7단지는 주변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고덕그라시움'과 비교된다. 고덕그라시움 전용 84㎡ 분양권 매맷값은 8억원 초반대. 전용 84㎡에서 새아파트 전용 83㎡를 받으면 1억원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1억원 가량 가격이 더오를 수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이야기다.
이와 함께 재건축 불확실성이 대부분 사라진 점도 강동구 재건축 집값이 오르는 이유가 하나다. 분양을 앞둔 재건축은 주민 이주와 아파트 철거, 착공 등만 남았다. 3~4년 안에 투자금 회수가 상당 부분 가능하다.
재건축 추진부터 종료까지 보통 10년 안팎 걸린다는 점과 비교하면 막바지 과정인 셈이다. 게다가 일반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추가적인 몸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서울 강남과 경기 과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회복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연내 일반분양 또는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앞둔 단지들은 속속 11.3 대책 이전 아파트값을 회복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퍼지자 대규모 브랜드 타운으로 조성하는 강동구 재건축 단지도 상승 탄력을 받은 것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둔촌주공1단지는 사업 규모가 크고 주변에 올림픽공원과 지하철5호선 둔촌역 등이 가까워 주거 쾌적성이 좋다”며 “사업 절차가 막바지 단계인 데다 일반분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가치가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