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종교계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존중하고, 국민 화합을 이뤄야 한다는 호소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헌재는 10일 오전 11시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최종 선고할 예정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9일 성명서를 통해 “8인의 재판관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신 혹은 자신이 속한 진영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원망하거나 탓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재판관은 법관으로서의 소신과 책무에 따라 판결하는 것뿐이고, 내일의 대한민국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힘을 합쳐 만들어가야 할 우리의 삶이요 터전인 것”이라며 국민 화합을 당부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도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법치주의의 건재를 입증하는 공정한 판결로 법치주의 실현과 민주주의의 도약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헌재의 선고는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서도 “헌법에 입각한 헌재의 공정한 판결을 수용하는 일은 진정한 민주주의 성숙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회는 국민의 화합과 일치를 도모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4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과 기각을 주장하는 집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사진=이형석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도 호소문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은 작금의 상황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음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며 “지금도 박 대통령을 아끼고 염려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평화와 사랑의 마음으로 행동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해 달라”고 했다.
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돼야 하나 그 방식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지극히 평화로운 것이어야 한다”며 “나와 다른 견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분노하고 허탈해하는 상대편의 의견도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탄핵심판 이후 광장에 분출될 민심이 대립과 갈등의 아픈 상처를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르네상스를 여는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는 탄핵심판 결정 승복을 위한 100만 서명운동을 검토 중이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판 결정에 불복하는 것은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고 민주주의 기반인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