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일부 반박하며 명확한 승복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10일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개입을 허용하고 그의 사익추구에 적극 개입,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남용했다는 게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됐다.
이에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선고 6시간 만에 헌재 선고를 일부 지적하는 최종 입장을 내놨다. 이날 오후 5시30분께 대표대리인 이중환 변호사는 '헌재 결정에 대한 대통령 대리인단의 최종 입장'이라는 문서를 취재진들에게 보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선고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가 굳은 표정으로 이정미 재판관의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해당 자료를 통해 "헌재가 결정문 사실인정에 대한 입증 정도를 설명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대리인들은 최서원(최순실)과 피청구인의 공모관계, 재단설립에서 대기업이 느끼는 부담감 등의 문제에 대해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해 엄격한 증명이 이뤄졌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최 씨와 피청구인 양측 모두 공모 관계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모관계를 입증할 증거가 없고 일부 대기업들은 출연을 거절했다"며 "이에 미뤄, 헌재의 사실 인정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뇌물이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등 형사법 위반 혐의로 탄핵 소추가 의결됐음에도 이를 재판부 임의로 헌법 위배 항목으로 구성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헌재는 구체적 판단 없이 '소추사유를 어떤 연관관계에서 법적으로 고려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달렸다'는 이유만 밝힌 채, 형사법 위반으로 기재된 소추사유를 헌법 위반으로 인정해 파면사유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피청구인이 검찰과 특별검사 조사에 응하지 않은 점과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을 두고 피청구인의 헌법 수호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데 대해서는 "재판부가 이를 심판 과정에서 전혀 언급한 사실이 없고 석명을 요구한 사실도 없다"며 "또 직무정지된 피청구인이 청와대 압수수색 허용 여부에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반응했다.
해당 사유가 탄핵 소추사유에 적시되지 않았는데도 피청구인을 파면하는 이유가 될 수 있는지에도 의심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게 박 대통력 측 대리인단의 설명이다.
이들 대리인단은 "이와 관련해 엄정한 판례 평석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최종 입장을 마무리했다.
다만, 판결에 대한 승복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