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뇌물수수 혐의를 판단할 재판이 13일부터 시작된다. 검찰은 최씨를 강요와 직권남용 혐의 등의 피의자로 봤다. 그러나 특검은 뇌물수수 혐의를 추가했다. 때문에 향후 공판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5시30분 최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상 뇌물 등 혐의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와준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는 그 대가로 총 433억원을 지원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순실씨가 지난 2월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하는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
최씨 측은 이날 공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최씨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및 강요 등에 대한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기 때문에 이번 뇌물 사건 역시 혐의를 부인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최씨를 기소한 특검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최씨 측이 줄곧 특검팀의 수사가 반인권적이고 비민주적이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검찰과 특검이 공소유지 방향을 어느 쪽으로 통일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검찰 측은 삼성을 강요의 피해자로 본 반면,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을 뇌물공여 피의자로 봤다. 검찰과 특검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후 검찰이 공소유지 중인 최씨 재판의 향방도 정해진다.
이날 법원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1차 공판도 진행한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이 삼성물산과제일모직 합병에 찬성 압력 넣은 혐의로 기소했다.
구속기소 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월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2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호송차에서 내려 대심판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이번 공판은 최씨의 뇌물혐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문 전 장관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국민연금에 찬성 압력을 행사했다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는 연결고리의 실마리가 되기 때문이다.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 9일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합병 찬성 지시에 따른 배임 혐의를 부인했다. 2차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7일이다.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고위 경영진 5인 역시 지난 9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 부회장 등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이번주 내 정해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 측에서 특검팀에 증거열람신청을 보냈지만, 분량이 방대해 아직 비실명처리 및 복사작업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