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민준 기자] 포스코가 4년 만에 두 자릿수 자동차강판 값 인상을 단행한다. 철강제품 원료인 강점탄과 철광석 가격이 2011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생산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포스코 차강판이 적용된 자동차 차체.<사진=포스코> |
15일 철강‧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대고객사인 현대기아차에 톤(t)당 15만원의 차강판 가격 인상안을 제시했다. 현재 차강판 가격은 t당 100만원으로, 이번 가격인상이 성공하면 t당 115만원까지 오르게 된다. 포스코는 매년 40만t의 차강판을 현대기아차에 판매, 지난해 4000억원이었던 포스코의 현대기아차 차강판 매출은 올해 4600억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현대기차에 15만원 인상안을 제시하고 이달 초부터 협상 중"이라며 "3년간 철강 원료가격이 올라도 차강판 가격은 오히려 동일하거나 떨어졌는데,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현대기아차는 매년 1분기 연간 차강판 가격을 협상한다.
포스코는 지난 2013년 1분기 차강판 가격을 t당 8만원 올린 이후 단 한 차례도 가격을 인상하지 못 했다. 내수 시장에서 부진을 겪었던 현대기아차가 원가 절감을 강도 높게 추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철강의 기초 원료인 강점탄과 철광석 가격이 크게 올라 포스코의 차강판 생산원가 부담이 커졌다. 현재 국제 강점탄 가격과 철광석 가격은 작년 1분기보다 각각 3.5배, 2.1배 이상 급등한 상태다.
국제 강점탄 시세는 작년 1분기 t당 9만2000원에서 올 1분기 32만7000원으로, 같은 기간 철광석 가격도 t당 4만5000원에서 9만5000원까지 올랐다. 차강판 t당 생산원가를 계산해 보면 t당 42만2000원에 근접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차강판 가격은 t당 100만원에 머무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2015년 11월 자동차 업계의 부진을 이유로 자동차 강판 가격을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는 최소 10만원 이상 올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코와 현대기아차는 이달 중 최종 합의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차강판 인상폭이 최대 10만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조1935억 원으로 6년만에 5조원 대에 접어들었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내수 판매 목표는 119만8000대로 지난해 보다 불과 0.4%(4385대) 높은 수준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양측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에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자동차 판매, 철강 원료 가격 등을 다 고려해서 최종안을 확정 지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