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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재벌개혁'공약...재계 "정상적인 활동도 옥죈다"우려

기사등록 : 2017-03-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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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 기업활동 위축, 삼성 등 특정기업 겨냥 시각도

[뉴스핌=황세준 기자] 국민의 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16일 발표한 '재벌의 기업지배구조 개선' 공약에 대해 재계는 정상적인 기업활동마저 옥죄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안 전 대표의 재벌 개혁 공약은 ▲ 대기업 금융계열사에 대한 감독 강화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도입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 및 집중투표제 의무화 ▲비리 기업인에 대한 사면 금지 및 등기임원 자격 제한 ▲주회사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 요건 강화 등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경제개혁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계는 이에 대해 안 전 대표가 그동안 보여왔던 기업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이라면서도 이 공약들이 실제 시행될 경우 정상적인 기업활동은 불가능하다고 우려한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실장은 "지난 대선 당시 안 의원이 내걸었던 계열분리 명령제 등에 비춰보면 완화된 공약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현재도 한국은 지주회사 규제가 강력한 편인데 이를 더 강화하겠다는 점 등을 보면 강도가 약하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다중대표소송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등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이미 재계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는 사안들이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임원들의 경영행위에 대해 소송을 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다수의 기업으로 구성된 그룹을 하나의 회사로 간주함으로써 회사의 법인격을 훼손하고 지주회사제도 자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감사위원 선임시 모든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경우 최대주주의 의결권도 3%로 제한돼 3%의 지분을 가진 해외 펀드 여럿이 연대하면 최대주주보다 많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해외 펀드가 이사회를 장악해 의결사항이 이들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집중투표제 역시 소수주주가 선호하는 이사가 선임될 수 있도록 하여 이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대주주와 경영자를 견제하는 취지지만 현실적으로는 소주주주들 보다 단기시세차익을 노리는 외국계 투기펀드들이 제도를 활용해 회사의 장기가치와 소수주주들의 이익이 오히려 훼손될 수있다는 우려가 크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도입의 경우 현재 위자료 청구제도가 있는 만큼 옥상옥 규제가 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이 제도는 공정거래위원회 내에서도 수년째 논란이 있어 왔다.

이런 가운데 재계 일각에서는 ▲비리 기업인에 대한 사면 금지▲금융계열사 규제 강화 ▲지주회사 요건 강화 등은 삼성 등 특정 기업을 겨냥한 공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면 금지 조항은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지 못하면 첫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융계열사 규제 강화도 삼성생명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는 현재도 다른 나라보다 높은 수준의 배임죄를 적용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무조건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기업들을 역차별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주회사 요건 강화 역시 삼성전자에 부담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 소유요건은 상장회사 20%, 비상장회사 40%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후 자회사 지분 매수에 나서야 한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사회적으로 위화감을 조성하는 재벌총수에 대한 과다한 보수 지급과 퇴직금 지급 관행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재계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할 급여 문제까지 정부가 나서서 규제하는 것은 시장경제에 맞지 앉는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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