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코스피지수가 연일 오르며 박스권 탈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일부 종목의 경우 여전히 공매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차서비스 수수료가 가장 비싼 종목은 현대상선이다. 연간 기준 25%에 달한다. 즉 1년 동안 숏포지션일 경우 주가가 제자리면 수수료만 25%를 내야한다는 의미다.
최근 현대상선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발행을 공시, 시장에선 차익거래를 위한 대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며 수수료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한다. 자산운용사 한 롱숏펀드매니저는 "(현대상선은) 차익거래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원래도 물량이 없어 빌리기 어려운 주식"이라며 "대차수수료는 일간 기준으로 계산하지만 수수료가 20%(연간기준) 넘는 종목을 빌린다는 건 그만큼 부담을 갖고서라도 하락에 베팅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자료=금융투자업계 취합> |
공매도는 주식이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파는 것을 의미한다. 기관이나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이 같은 대차서비스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대여자가 차입자에게 일정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고 일정 기간 후 빌려준 종목을 되돌려 받는 것이다.
대여주식 수수료는 시장수요에 따라 변화한다. 작년 7월 셀트리온 대차수수료는 20%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재는 3%대 수준까지 내려왔다. 카카오 역시 20% 수준에서 4%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사드 등 대외 변수, 수급 등의 이유로 여전히 높은 대차수수료를 내야 하는 종목들도 눈에 띈다.
현대상선 외에도 최근 OCI와 두산중공업은 각각 13%, 12%의 대차수수료를 내야 한다. OCI는 전통적으로 대차 수요가 많은 종목이며, 두산중공업은 교환사채(EB) 투자자들이 헤지 목적으로 숏포지션을 보유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이슈 이후 관련 종목들에 대한 공매도도 늘고 있다. 파라다이스와 호텔신라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7~8%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 두 종목은 특히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에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2주 전까지만 해도 대차물량을 구하지 못했을 정도로 공매도 인기종목이었다.
자산운용사 한 헤지펀드운용역은 "대차수수료는 시장의 강세여부보다는 대차시장의 수급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헤지펀드나 ARS 등의 공매도 수요와 국민 연금 및 인덱스 펀드 등 대차 공급 의지에 따라서도 수수료가 움직인다. 이슈가 있는 개별종목의 경우 일시적으로 대차 수요가 몰리면서 수수료가 급상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최근 한달간 공매도 거래 상위 종목으로는 삼성중공업이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한온시스템, 삼성엔지니어링, 미래에셋대우, 팬오션 순이다. 호텔신라는 11위, 파라다이스는 13위에 자리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