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2015년 10월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금액을 늘려 7조원으로 했다면 지금 상황은 달라졌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오’다. 대우조선해양의 유동성 문제는 내부의 자구노력 부족보다는 외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이다. 선박 발주가 전문기관의 예상보다 훨씬 적어 세계 조선업계가 모두 '수주 가뭄'에 시달렸고, 선박 인도도 지연됐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적인 조선업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2016년 세계발주 전망치를 세 번이나 수정했다. 2015년 9월 처음 전망치에선 711억달러(79조5000억원)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6개월만에 전망치를 586억달러(65조5000억원)로 줄였고, 또 다시 반년이 지난 지난해 9월 405억달러(45조3000억원)로 축소했다. 이마저도 틀렸다. 실제 세계 발주 규모는 342억달러(38조2500억원)을 기록했다.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해 조선업 시장은 수주절벽이라 할 만큼 암울했다. 대우조선도 이 같은 시장의 흐름에서 피해갈 수 없었다. 당초 지난해 115억불의 수주를 예상하고 지원금액을 결정했지만 실제 수주는 15억4000불에 그쳤다. 이 때문에 2조원 가량의 유동성이 펑크났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같은 고난을 겪었다. 현대중공업은 117억불을 목표로 했지만 59억불 달성에 만족해야했고 삼성중공업은 5억불로 목표(125억불)의 25분의 1 밖에 채우지 못했다.
여기에 대우조선은 1조원 규모의 소난골 드릴십 인도가 지연되면서 유동성에 차질이 생겼다. 이로 인해 대우조선은 약 3조4000억원의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조선업 불황을 반영해 2015년 정상화방안의 기본 전제를 수정키로 했다.
대우조선은 강력한 자구안 이행을 통해 목표를 초과달성 했다. 당초 대우조선은 지난해까지 1조8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이행했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1조5000억원을 초과한 실적이다.
주요 성과를 살펴보면 우선 직영 인력과 사내 외주 인력을 30% 줄였다. 이에 따라 인건비는 20% 감소했다. 이어 필수 생산설비를 제외한 자회사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수주잔량에 따라 총 7개 도크 중 2개를 매각하고 내년까지 추가적으로 플로팅도크 2개를 매각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선업황의 장기부진을 예측하지 못하고 회사 대내외의 위험 요인에 보다 보수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며 “다양한 대내외 악재가 누적된 상황에서 회사 상황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바탕으로 정상화 방안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